웹툰 업체 레진엔터테인먼트가 ‘재고 없는 출판 만화’를 선언했다. 기존 출판 업체가 수요 부진에 만화책 인쇄를 꺼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출발은 성공적이다. 지난 7월 김달 작가 ‘여자 제갈량’ 2000부를 인쇄해 판매를 마쳤다. 2000부는 출판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이 확보된 최소 인쇄 부수다. 곧 2쇄 인쇄를 앞뒀다.
레진이 이처럼 재고 없는 출판 만화를 선언할 수 있던 것은 크라우드 펀딩 스토어 ‘텀블벅’을 활용한 덕택이다. ‘텀블벅’으로 독자 수요를 예측하고 책을 공급하는 구조다. ‘여자 제갈량’의 경우 텀블벅 후원 부수가 1600부에 해당했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에서도 판매가 이뤄졌다.
온라인에 게재돼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도 종이책 출판을 감행한 이유다. `여자 제갈량`은 지난 14일 기준 레진 전체 시대극 장르 중 1위 작품이다.
이정헌 레진 편집장은 “웹툰 작품을 읽고 실물로 소장하기 원하는 독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이를 반영했다”며 “재고 최소화를 노리면서 텀블벅을 포함한 일반 서점에서까지 판매를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기 출판작도 내놓는다. 전체 연재만화 2위를 달리는 캠퍼스 로맨스 ‘우리사이느은’과 판타지 장르 4위 ‘4컷용사’가 다음 주자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