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얼마나 폐기물고형연료(RDF)를 쉽고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 해외 바이어에게 말이나 모형 정도로 설득하는 데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직접 폐기물 선별에서 RDF 생산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처리시설을 세우고 에너지 자원화 사업에 본격 진출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 등 선진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나경덕 포스벨 회장은 에너지 자원화 사업에 회사 사활을 걸었다. 폐기물 선별 처리사업에서 발전소나 시멘트업체에 보조연료로 공급할 수 RDF 생산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나 회장은 “대부분 환경업체가 가진 기술이 특정 분야에 치우쳐 해외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포스벨은 폐기물 선별에서 최종 연료화처리까지 담당해 지속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우수 환경업체 포스벨은 폐기물 매립지 컨설팅과 복원에서 폐기물 선별 처리, 자동 선별기 제조, 시설 운영, 에너지화까지 자원 순환 사이클 전체를 아우르는 사업을 벌인다. 환경부 연구개발 사업 지원으로 폐기물 고효율 선별시스템과 생활폐기물 전처리 시스템, 순환형 매립지 정비시스템 등을 개발해냈다.
포스벨 ‘매립폐기물 고효율 선별·재활용 시스템(수펙스시스템)’은 버려지는 폐자원 가치를 키우고, 토지 활용률을 높이는 기술이다. 사용이 끝났거나 사용 중인 매립지 폐기물을 굴착한 뒤 토사·가연물·불연물·철재류 4단계로 분류한다. 불연물은 매립지와 택지개발지구 성토재 또는 되메움재로 활용하고 철재류는 재활용, 토사류는 매립장 복토재로 사용한다. 가연물은 발전소 보조연료로 만든다.
다른 제품이 에너지화하거나 재활용 가능한 물질을 분리할 수 있는 성공률이 50% 수준인데 비해 포스벨은 이를 85%까지 끌어올렸다. 화염식 대비 약 15% 이상 에너지도 절감되고 선별토사 내 유기이물질 함량도 최저 수준이다. 선별공정 자동화로 작업자 안전도 지킨다.
포스벨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환경 선진국 일본에 제품을 수출했다. 2006년 아오모리현 매립쓰레기 처리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같은해 일본 도덴츠에 매립폐기물 선별시스템을 수출했다. 포스벨은 선별기 한대 가격이 20억원을 넘는 고가여서 시장이 이제 막 형성되는 개도국보다는 구매력 있는 선진국을 먼저 공략했다.
2009년에는 브라질 시장을 개척하면서 개도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2012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는 재해폐기물 선별 사업에 집중했다. 일본 이와테현·미야기현 등에 쓰나미 폐기물 선별 시스템을 공급했으며 후쿠시마 방사능 폐기물 자동처리 시스템도 수출했다.
고가 설비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임대서비스도 시작했으며 설비 운영 기술교육 사업도 추진한다. 아파트단지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형 폐기물 선별기 사업도 벌이고 있다.
나 회장은 “중소기업이 제품을 개발해 자력으로 수출까지 이어가긴 거의 불가능한 도전”이라며 “연구개발부터 수출까지 정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소 환경기업이 더욱 힘을 낼 수 있도록 정부 우수환경산업체, 환경신기술 인증 등 제도에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를 추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