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해외 직수출 막는 장애물 방치해서야

지난해 한국 소비자가 해외사이트에서 직접구매(직구)한 것이 우리가 해외에 직수출(역직구) 한 것보다 무려 35배나 많았다고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직구는 ‘되는 장사’고, 역직구는 ‘막힌 장사’다.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터무니없이 높은 배송비다. 한 패션제품 사이트에선 2만원짜리 티셔츠를 사면 2만6000원 배송비를 물어야 한다. 누가 사겠는가.

미국 아마존은 세계 전역 다음날 배송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고 중국 알리바바는 힘겹게 팔지말고 자기 사이트에 입점해 영업하라고 유혹한다. 물론 아마존과 알리바바 같은 괴물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았다.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며 세계 유통시장 변화를 이끌어왔고 그 브랜드가치로 시장지배력을 높였다. 이들에 직접 맞서는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음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 됐다.

정부는 ‘천송이 코트’로 대변되는 해외 직구족 한국 유입 차단막은 상당 부분 없앴다. 하지만 개인 사업자나 중소규모 판매사이트 등이 해외 직수출을 늘릴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은 전무하다. 민간이 경쟁하는 배송비를 인위적으로 낮추라는 얘기가 아니다. 아직 확실한 해외 배송망이나 인지도를 확보하지 못한 소규모 사업자나 판매자를 위해 공동채널을 만들거나 해외 거점별 물류센터 지원 같은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

전자상거래는 구매·물류·배송 비용을 줄이면서 미래 유통문화를 변화시킬 키를 쥐고 있는 핵심 산업이다. 지구촌 사람들이 한 시장에서 움직이며 제품이나 서비스·콘텐츠를 선택해 구매하는 시대다.

우리가 ‘배송비’에 발목이 잡혀 있을 동안 다른 나라, 경쟁 기업은 온갖 혁신과 변화로 한국 소비자까지 파고든다. 한번 떠나간 손님은 다시 모셔오기 힘들다. 한번 잃은 신뢰도와 흥미는 한국 제품 온라인구매를 꺼리게 만든다. 한국 온라인 구매 만족도가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는 날이 반드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