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불안해결사 빈현우 칼럼] “열정의 비밀” 꾸준함은 관상도 바꾼다

[발표불안해결사 빈현우 칼럼] “열정의 비밀” 꾸준함은 관상도 바꾼다

“보컬파워”



스피치교실을 오랫동안 진행하다 보니 처음에는 알지 못하던 것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목소리였다. 저마다 목소리가 달랐다. 듣기 좋은 목소리가 있었고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도 있었다. 자신감 있는 목소리가 있었고 자신감 없는 목소리도 있었다. 너무나도 매력적인 목소리를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날 때면 물어 보기도 했다. 원래부터 타고 난 목소리인지 아니면 특별한 훈련으로 만들어진 목소리인지.



한 때 목소리는 내 최대의 관심사가 되었다. 나도 좀 더 매력적인 목소리를 갖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혔다. 원하는 것을 분명히 하고 그것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히면 결국은 그것과 만나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을 탐색하는 새로운 감각이 생겨난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것들이 내게는 특별하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그 새로운 감각은 이 때를 놓치지 않는다. 그것이 이끄는 대로 SML(Self Management Leadership)이라는 특별한 세미나에 참가하게 되었고, 그 세미나에서 ‘보컬파워’를 알게 되었다.



보컬파워 시연을 보던 나는 전율에 휩싸이게 된다. 순간 느낌이 왔던 것이다. ‘바로 저것이야’ 하는 느낌 말이다. 세미나에서 돌아온 즉시 ‘보컬파워’라는 책을 샀다. 그날 다 읽어 버렸다. 그리고 그 책에서 제시하는 ‘7분 엑스사이즈’를 연습해 보았다. 소름이 돋는 듯한 느낌이 왔다. 그 날부터 나는 매일 아침 보컬파워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연습을 하다 보니 7분으로는 턱 없이 부족했다. 보컬파워는 단순한 목소리 연습 뿐만 아니라 의식훈련도 병행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책에서 말하는 보컬파워의 정의는 이렇다. ‘정신, 육체, 영혼의 통합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일치하는 목소리를 찾게 될 때 갖게 되는 힘.’ 즉, 보컬파워 훈련의 궁극적인 목표는 ‘보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파워’에 있었다. 나는 훈련을 재구성하여 1시간으로 늘리기에 이른다.



그리고 매일 아침 그것을 연습해 나갔다. SML카페에 연습일지를 써 나갔다. 언제나 그렇듯이 처음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 인내와 끈기의 힘을 아는 나는 그저 묵묵히 연습을 하고 일지를 써 나간다. 3개월이 지났다. 오랜 기간 매일 연습하는 모습을 보이자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책을 읽고 자기도 연습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내가 보컬파워를 가장 오랫동안 실행해 나가고 있는 전문가였다. 그래서 카페에서는 상담을 해 오는 사람을 나에게 소개해 주게 되었다. 나는 하루 날을 잡아 사람들을 모아 내가 연습해 오는 것들을 시연해 보이기에 이른다. 그리고 첫 모임에서 시연과 더불어 지난 3개월간 훈련한 결과에 대해 간단하게 들려 주었다.



그러자 매주 모여서 연습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다. 보컬파워와 스피치교실이 무관하지 않다고 느낀 나는 보컬파워 모임을 스피치교실 모임에 통합시켰다. 그래서 토요일 오전 한 시간 정도 보컬파워연습 및 강의를 하고 그 이후 스피치교실을 하기로 했다.



“당신 관상 참 좋네”



그 후 3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하루는 모 대기업 계열사에서 스피치교실 사례발표를 마치고 인사담당 부장님과 같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 때 운명의 전화 한 통이 왔다. 모 기업의 본부장이었다. 통화의 요지는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를 맡아 달라는 것이었다.



일단 그 사람을 만났다. 이야기인 즉슨, 매우 유망한 바이오 기업이 있는데, 지금 경영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좀 맡아서 회생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흠. 번지수를 잘 못 찾아온 것 같은데.’ 나는 거절했다. 바이오는 내 전문분야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 당시 나는 내 삶에 너무나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운명은 나를 그쪽으로 이끌었다. 그 사람을 만난 날 밤,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본다. ‘그래. 내가 그 회사를 맡아서 멋지게 회생시켜서 성공시키면, 내 인생의 멋진 성공스토리가 하나 더 만들어 지는 거야. 해 보자.’ 다음 날 또 전화가 왔다. 현재 그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 중에 추가 투자 여력이 있는 분이 계신데 만나서 투자유치를 해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투자유치를 해 본 경험이 없었다. 더군다나 그 회사의 임원진들이 그 분을 찾아가서 투자를 권유했지만 모두 다 설득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그 분을 만나보기로 했다. ‘진심’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며칠 후 그 분을 만났다. ‘흠. 포스가 장난이 아니군.’ 할 말 있으면 해보라는 듯 두 눈을 뚫어져라 바라 보신다. ‘아니면 말고. 있는 그대로 얘기하자.’ 나는 말했다. 컴퓨터 전공이라 바이오는 잘 모른다고. 그렇지만 일단 맡으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일단 맡으면 반드시 성공시켜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고. 30분 정도 내 소개와 포부를 말했다.



그런데. 정말 만화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 분이 입을 열었다. “빈현우씨라고 했소?” “네, 그렇습니다.” 나는 담담히 그 분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빈 사장, 당신 관상 참 좋네.” 그러면서, “당신 관상은 뭘 해도 성공할 상이요. 한 번 해봅시다.”라고 하는 게 아닌가. 30분 만에 말이다.



“꾸준함은 관상도 바꾼다”



그 바이오 회사의 감사님과 동석을 했는데, 그는 당시의 상황을 “이건 기적입니다!”라고 표현했다. 그간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찾아 가서 설득을 시도했으나 모조리 실패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 분이 쾌히 투자를 결정했는지 참 기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도 당황스러웠다. 정말 만화책에서나 볼 만한 스토리가 내 두 눈 앞에서 펼쳐진 것이다.



물론, 그 날 이후 모종의 테스트가 있었다. 채권자들과의 협상을 나에게 맡긴 것이다. 80%를 탕감 받는 조건으로 모든 채권자들과 부채협상을 해오라는 것이다. 많은 난관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채권자들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며칠 후 임시주총을 소집했다. 부채협상안, 감자, 유상증자안을 모두 통과시켰다. 그리고 며칠 후 그 분은 약속한 투자금을 입금 시켰고 나는 그 회사의 대표이사가 되었다.



스피치교실과 더불어 6개월을 지속적으로 해 온 보컬파워가 거둔 성과였다. 보컬파워는 확실히 나의 목소리만을 변화시킨 것이 아니었다. 나의 인상과 분위기가 변했다. 그리고, 그 훈련법이 의도한 대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가 진심을 말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들었다. 좀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면 훈련을 통해 나는 진심을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이후 유명한 관상가를 한 분 만나게 되었는데, 그 분 왈, 목소리가 관상의 70%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관상을 볼 때는 반드시 말을 시켜 본다고 한다. 그 투자자는 내가 관상이 좋다고 말했지만, 아마도 나의 ‘진심을 말하는 목소리’를 알아 보지 않았을까. 아마도 다른 분들은 그 투자자를 만나서 객관적인 자료와 사업전망 등에 대해 설득을 했을 것이고, 나는 나의 진심을 자신감 있게 말했을 것이다.



그 분은 30여 년 전 리어카에 전선줄을 싣고 날랐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매출 천 억대의 회사를 소유하고 계시며 지금도 종로사옥까지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시는 분이다. 그리고, 간혹 내가 찾아 뵈면, 종로의 허름한 막걸리 집에 가시거나, 동네 편의점에서 양주를 사와서는 동네 선술집에 가서 드시는 분이다. 그러면서도 꼬박꼬박 대리운전비를 챙겨 주시기도 한다. 정말 만화책에 나오시는 그런 캐릭터다.



인수한 회사는 대기업과 제휴하고 홈쇼핑에 진출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예기치 못한 위기를 겪은 후 매각된다. 사실, 말이 좋아 매각이지 그 과정에서 엄청난 시련과 인간적인 비애를 겪는다. 그 처절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룬다. 다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스피치교실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훈련한 보컬파워는 ‘좋은 관상’까지도 만들어 내었고, 급기야 주총을 이끌어 대표이사의 자리로까지 이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보컬파워의 효과를 직접 체험한 나는 송수용대표와 함께 운영하는 DID스피차마스터과정에 `보컬파워 7분 엑스사이즈`를 잘 조합시켰다. 8주 동안 함께 이 훈련을 하며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간다. 아무튼. 이 에피소드는 이렇게 결론을 내고 싶다. ‘꾸준함은 관상도 바꾼다’라고.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빈현우 발표불안해결사]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2달만에 책을 쓰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스피치의 매력에 빠지다`와 `나는 2달만에 책을 쓰고 1년만에 프로 강사가 되었다`가 주요 저서.

-스피치, 리더십, 열정을 주제로 한 특강과 더불어 ‘스피치리더십 8주과정’ 외 다수 강의 진행.

-빈현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binhw7

-빈현우 블로그: http://blog.naver.com/binhw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