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여년간 한국경제는 자동차, 조선, 화학, 철강 등 2차 산업을 중심으로 고도 성장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최근 그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성장 엔진이었던 주요 산업군이 장기 불황으로 제대로 힘쓰지 못하면서 한국경제는 ‘저성장’과 ‘고용 장벽’이라는 늪에 빠져 들게 됐다.
대기업 중심 성장 구조가 한계를 드러내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한 경제 전문가는 “성장과 고용을 모두 대기업에만 의존하다간 과거 일본과 같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면서 “이제는 대기업과 더불어 한국경제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기존 기업 중심 성장 전략에 한계를 느낀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세계 여러 나라는 창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지목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창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이 경제성장과 청년고용을 책임지는 희망으로 주목 받으면서, 글로벌 인재와 자본을 먼저 끌어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국경 없는 ‘글로벌 창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스타트업 기업이 성공해 끝까지 생존할 확률은 희박하지만, 이들이 성장하면서 창출해 내는 고용효과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다. 이는 대표적으로 쿠팡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쿠팡은 2010년 창업한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기업이다. 설립한 지 5년 남짓한 젊은 기업이 최근 한국경제 큰 골칫거리인 청년고용 문제에 해법을 제시해 이목을 끌고 있다. 쿠팡은 현재 배송 전문 직원 ‘쿠팡맨’ 1000명을 추가 채용하고 있다. 작년 3월 ‘로켓배송’이란 자체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고 1년 6개월 만에 쿠팡맨 2000여명을 뽑았고, 사업이 커지자 추가로 대규모 채용에 나선 것이다. 단일 회사에서 배송 조직을 3000명 규모로 운영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더구나 약 1년 반 만에 3000여명을 신규 고용하는 것은 웬만한 그룹사 신입 채용을 넘어서는 규모다.
최근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빠른 배송’이 화두가 되면서 기업 스마트 물류 시스템 구축에 지속적으로 투자가 발생하고 있다. 유통과 물류가 복합된 형태로 산업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런 변화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함은 물론이고 전자상거래, 유통 산업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면서, 무수한 청년 일자리가 만들어져 나가고 있다. 시대적인 흐름, 유망한 사업 아이템도 스타트업 성공에 중요한 요인이지만 이의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지원과 관심이 필수다. 과거 법규에 얽매인 규제보다는 새롭게 탄생한 서비스가 하루빨리 안전하게 자리 잡고 발전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국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의 드론 배송을 지원하기 위해 드론 관련 규제를 완화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또 중국은 총리가 직접 나서 각 정부부처를 상대로 창업 지원을 지시하고 정부 주도 창업설명회, 기업 투자 활동을 늘려 나가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이처럼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져 쿠팡과 같이 한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신규 산업, 서비스가 쏟아져서 청년들이 보람된 땀 흘릴 일자리가 많이 생기기를 기대해 본다.
박문찬 쿠팡 경영지원실장 francis@coup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