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출연연구기관과 산업계의 유럽연합(EU) 진출을 지원하는 개방형 거점이 되겠다는 비전을 세웠습니다. 독일에 위치한 장점을 살려 국내 기업이 유럽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전진기지가 되겠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잘란트주 자브리켄. 이곳에서 만난 최귀원 KIST 유럽연구소장은 연구소가 나아갈 방향은 국내 연구소와 기업의 유럽 진출 지원이라고 힘줘 말했다.
KIST 유럽연구소가 자브리켄에 자리한지 벌써 19년이다. 그동안 연구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 왔으나 올해 초 최 소장이 부임한 후 기업 지원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추가했다.
연구소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 이전의 조용히 연구하던 분위기와 달리 기업과 활발히 교류하고 협력하면서 활기가 넘친다.
체계적인 기업 지원 시스템도 갖춰가고 있다. 유럽에 진출해 있는 정부기관과 손잡고 KIST 유럽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원스톱 기업지원시스템’을 구축했다.
유럽 진출을 원하는 기업은 KIST 유럽연구소를 통해 기술 인프라를 지원받고 글로벌혁신센터(KIC)와 KOTRA 등으로부터 법인 설립 등의 초기 인큐베이팅과 경영자문, 기술자문 등 전방위 지원을 받는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IP헬프디스크는 유럽과의 공동연구사업과 지재권관리 등을 도와준다. 유럽에 진출하기 위한 전 단계부터 진출 이후 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성공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맞물려 KIST 유럽연구소 제2연구동에는 삼성정밀화학 기술(T/S)센터, 우수기술연구센터(ATC)협회 글로벌허브랩(GHL), 유럽연합(EU) 나노안전 협력센터 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ATC협회는 최근 KIST 유럽연에서 첫 해외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인터뷰// 최귀원 KIST 유럽연구소장
“KIST 유럽연구소가 기업 지원과 유럽 환경규제 대응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3년 뒤에는 정부나 국민으로부터 독일에 꼭 있어야 하는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최귀원 KIST 유럽연구소장은 임기 중 이루고 싶은 목표로 KIST 유럽연의 존재감 부각을 꼽았다. 소장으로서는 KIST 유럽연을 안정화시키고 구성원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KIST 유럽연이지만 서울에 있는 KIST 본원과 같다. 유럽에서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도 KIST의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다”며 “연구자는 자부심만 있으면 어떤 연구든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새로운 KIST 유럽연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것은 비전과 목표의 재설정이다.
최 소장은 “함께 고민해서 비전을 재설정하니 구성원도 좋아하고 저 역시 재밌고 보람을 찾아가는 것 같다”면서 “연구역량도 함께 키우기 위해 본원에 있는 연구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KIST 유럽연이 내년이면 20주년인데, 그동안 주변 기관들과 함께 좋은 네트워크를 다져온 것이 기업지원 플랫폼 구축에 큰 힘이 됐다”며 “3년 후에는 유럽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이 있으면 KIST 유럽연에 먼저 연락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자브리켄(독일)=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