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요금이 인상된 지 2년 만에 다시 택시 요금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서울 개인택시조합 기사들이 ‘택시요금 조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서울시에 택시 요금 인상을 요구했다. 조합은 10년째 제자리인 택시 주행요금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서울 중형택시는 기본요금 2㎞ 이후 142m마다 100원씩 올라가는데, 이를 198m마다 200원으로 올려달라는 것이다. 할증요금 부과 시간도 오후 10시에서 다음날 오전 2시까지로 변경해달라고 했다. 연료비, 물가는 꾸준히 올랐지만 27년째 주행요금 기본 단위가 100원으로 유지되면서 정산 단위는 600m가 142m까지 줄었고, 10년 전부터 주행요금을 아예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 기본요금 조정 당시 요금조정 시기를 2년으로 줄이고 주행요금을 2015년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전국 택시 등록대수는 약 25만대. 이 가운데 서울에서 7만대가 운행되고 있다. 법인 2만5000여대, 개인 4만5000여대다. 택시업계는 수년 전부터 지독한 불경기를 겪고 있다. 등록대수 증가로 경쟁이 치열해졌고 바뀐 회식 문화 등으로 늦은 밤 승객은 크게 줄었다. 이런 불경기를 운행요금 인상으로 만회하겠다는 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승객 마음도 그러할 리 없다. 당장 요금 인상 얘기가 나오자 1년 새 20% 이상 내려간 택시 주연료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을 근거로 인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2013년 기본요금 인상 당시 리터당 평균 1000원을 넘었던 LPG 가격은 최근 7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저유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료비가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2년 전 기본요금도 조정됐으니 수익성은 분명 개선됐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인상 요구 시기가 부적합하다. 강남역, 홍대, 종로 일대에서 늦은 저녁 택시 잡기가 힘든 상황도 여전하면서 서비스 질부터 개선하라는 시민 질책도 따른다. 서울시도 고민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시는 운전자와 승객 가운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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