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원장 전립선 칼럼] 주기적 ‘사정(寫情)’은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준다

십동불사(十動不寫)와 동이불시(動而不施)

이은주 대화당한의원 원장(한국밝은성연구소)
이은주 대화당한의원 원장(한국밝은성연구소)

동양의 성전(性典)으로 불리는 <소녀경>은 자웅이 합일하는 이치에 대해 다양한 비유를 통해 가르치고 있다. 환자들과 상담하다 보면 건강을 그르친 원인이 성생활의 잘못된 방법에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적인 이유는 아니라 할지라도 성생활이 건강에 직․간접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옛날 선조들이 남긴 성생활 관련 지침서들은 단순히 쾌락을 즐기기 위한 흥밋거리의 상식일 뿐 아니라 긴히 참고할 만한 의서(醫書)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해져 오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비교적 권위를 인정받는 고전으로는 인도의 <카마수트라> 경전이나 중국 한나라대의 것으로 알려진 <소녀경>을 먼저 꼽을 수 있다.

소녀경은 국내에도 10여종 이상의 편집본과 번역본들이 나와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내용에 대해 현대인들의 생활조건에 맞게 잘 해석한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남녀의 교합 횟수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에 대한 해답만 하더라도, 소녀경은 몇 가지 다른 방식으로 그 답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은 그 횟수가 제각각이어서 이에 대한 명쾌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어떤 대목에서는 하루 아홉 번씩의 교합이 언급돼 있는가 하면 어떤 대목에서는 나이에 따라 혹은 계절에 따라 일주일에 두세 번, 한 달에 두세 번 등으로 막연하게 지정돼 있기도 하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알 수 있지만, 독자는 ‘사정의 횟수’와 ‘교합의 횟수’를 혼동하지 말아야 진의를 체득할 수 있다.

교합의 횟수와 사정의 횟수를 나눠 생각하는 것은 제대로 된 교합을 시작하는 첫걸음이다. 사람들은 흔히 섹스와 사정을 같은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교접할 때마다 사정할 필요는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게 방중술의 요체라 할 수 있다.

황제가 물었다. “요동을 하면서도 베풀지 말라 하였는데(動而不施) 그렇게 하면 어떤 효과가 있는가.” 소녀(素女)가 대답한다. “한번 요동해 사정하지 않으면 기력이 강해지고 두 번 요동하여 사정하지 않으면 눈과 기가 밝아집니다. 세 번 요동해 사정하지 않으면 모든 병이 없어지며, 네 번 참으면 5신(五神)이 다 편안해집니다. 다섯 번 참으면 혈맥이 충실해지고 여섯 번 참으면 허리와 등이 꼿꼿해집니다. 일곱 번 요동해 사정하지 않으면 허벅지에 힘이 생기고 여덟 번 참으면 수명이 끝나지 않습니다. 열 번째 요동해 사정하지 않으면(十動不寫) 신선이 됩니다.”

여기서 나온 것이 바로 접이불사의 이론이다. 실제로 이 방법에 익숙해진다면 하루도 빠짐없이 부부간의 교접을 즐겨도 몸이 거뜬할 수 있다. 현대의학에서는 사정을 참는 것은 전립선에 좋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발기상태가 자주 유지되므로 지속적인 충혈로 인한 통증과 압박이 생길 수 있으며, 전립선액에 의한 전립선과 요도에 대한 세척작용도 이루어질 수 없다. 소녀경에도 같은 지적이 이미 나와 있다. ‘체력이 건장한 자로서 너무 오래 배설하지 않으면 옹저(癰疽)가 생길 수 있다.’ 옹저란 혈액이나 노폐물이 맺힌 것으로 암과도 관련된 개념이다.

교접의 횟수와 상관없이 체력과 나이에 따라 사정 간격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데, 적당한 간격은 개인에 따라 다르다. 대체로 사정 후의 피로감이 너무 크거나 회복이 늦어 누적되는 정도가 아니라면 적당하다.

이은주 대화당한의원 원장(한국밝은성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