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변수를 예측하기 위한 도구다.”
김성일 현대미디어 대표가 가진 조금은 특별한 독서지론이다. 책에 담긴 다양한 정보를 기반으로 산업과 사회를 조망할 수 있는 장기적·거시적 안목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세계가 일본된다’를 추천 도서로 꼽았다. ‘증권계 미래학자’로 불리는 홍성국 애널리스트는 이 책에서 일본의 경제상황과 다양한 사회 현상을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비교한다. 일본이 25년간 장기불황에 빠졌던 원인과 ‘아베노믹스’ 실패 가능성 등 향후 전망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산업 변화와 실패가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을 되짚어 본다.
최근 방송시장은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라 기존 고정형TV 중심 산업 생태계가 모바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미디어 기업은 잇따라 한국에 진출하면서 국내 방송시장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 방송 업계가 이 같은 격변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앞으로 닥칠 리스크를 예측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사전에 위험을 인지하고 대비하는 것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차이가 크다”며 “이 책은 환경 변화에 영향을 주는 변수와 다양한 시나리오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 독서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주변의 무조건적 독서 강요는 그를 책과 더 멀어지게 만들었다.
“부끄럽지만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요. 학창시절 또래 친구들이 즐겨 보던 만화책이나 무협지도 그다지 읽은 기억이 없어요.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거든요.”
김 대표는 초등학생 아들에게 독서 교육을 시작하면서 책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일상생활에서 좀처럼 쓰지 않는 어휘를 익힐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 주변에 한정됐던 생각의 범위를 한층 확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서점에 들른다. 진열된 서적 가운데 자신이 관심을 가질 만한 책이 출판됐는지 찾아보기 위해서다. 국립중앙도서관을 방문하는 횟수도 잦아졌다. 적어도 두 달에 한 번은 도서관을 찾는다. 이 늦깎이 독서광은 도서관이 어느 곳보다 느긋하고 편안하게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며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 대표는 특정 분야 전문가나 석학이 쓴 책을 즐겨 읽는다. 자신이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세계에 관한 안목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 개미의 집단 생태계에 관해 쓴 ‘개미제국의 발견’을 완독했다.
김 대표는 “독서는 책을 이해하는 과정”이라며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