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포럼]한국만 거꾸로 가는 LPG車 정책

LPG 자동차는 대기오염을 완화하고 미세먼지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켜주는 유용한 차량이다. 압축점화방식 디젤차와는 달리 LPG차는 휘발유와 동일한 불꽃점화방식을 쓴다.

[에너지포럼]한국만 거꾸로 가는 LPG車 정책

정부가 세수 감소를 걱정한다면 굳이 판매량이 적은 LPG 차에 적용할 것이 아니고, 세원이 더 큰 제품에서 찾거나 다른 제품에도 동일한 논리를 적용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 오히려 2016년부터 경유차 환경개선 부담금을 폐지함으로 인해 수혜(2012년 기준 5060억원)를 받게 될 경유 차량이 더 큰 세수원이다.

LPG 차 안전성은 이미 증명됐다. LPG 택시를 비롯한 차량에서 LPG 용기로 인해 직접적으로 발생한 사고건수는 한 번도 없다. 또 LPG 차량에서 액을 분사하는 LPi 연료장치 안전성은 한국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유가보조금 제도도 LPG 차량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토부는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 택시업계와 시민단체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달부터 유로6 기준 경유택시에 리터당 345원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면서도 LPG차 사용 제한 규제는 그대로 두는 불공정한 정책을 펴고 있다.

이것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경유택시는 LPG택시와 비교해 경제성과 수익성이 모두 낮다는 연구 결과와도 배치된다. 경유택시 도입에서 간과된 것은 유로6에만 의존하고, 대기오염 악화나 초미세먼지에 실효성 있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유로6 배출 규제로 디젤차 CO2 배출량은 LPG나 가솔린차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클린 디젤’이라는 감성적 표현처럼 쉽지 않다.

우리나라 디젤차에도 DPF와 같은 후처리장치를 도입한 초기에는 효과를 보지만 사용에 따른 성능저하와 교체비용으로 방치되는 사례가 많다. 유로6가 오염물질 배출량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초미세먼지를 완벽하게 걸러내지 못해 문제가 심각하다.

환경 선진국인 유럽에선 디젤차 연비가 높다는 경제논리를 내세워도 국민 환경권과 건강권을 강조한 친환경차 정책을 펼치고 있다. 디젤차를 가장 많이 보급한 유럽에서 디젤차 대도시 진입을 규제하는 정책을 속속 도입하는 것에 비해 우리는 경유택시를 허용이라는 정책을 도입했다. 영국 런던에선 2020년부터 도심에 진입하는 모든 디젤차 운전자에게 대기오염 방지를 위한 환경세 10파운드를 부과한다. 프랑스정부는 2015년부터 파리 시내에서 디젤차 통행을 점진적으로 제한하다가 2020년부터는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혁명적 정책을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파리시에 대규모 공장지대도 없는데 파리 질소산화물과 미세물질 농도가 높은 이유를 디젤차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디젤차 메카인 유럽 자동차 업체는 당연히 반발했다. 유로6에 대한 공식적 차량 테스트 결과와는 다른 데이터를 독일의 한 연구기관에서 제시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유로6 기준을 테스트 셀이 아닌 실제주행에서 평가한 결과에선 질소산화물이 7배나 더 많이 배출되면서 역전됐다.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가 2011년 5월부터 2015년 4월까지 국내 차량 질소산화물 배출 결과를 보면 휘발유와 LPG는 허용기준(㎞당 0.044g)을 만족했지만 경유차는 인증조건(㎞당 0.18g)과 비교할 때 9.6배나 많은 1.7g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LPG차 사용제한은 자유경제 시장원칙에 위배되고 소비자 선택권과 제조업체 생산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세계LPG협회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LPG차 시장은 2010년까지 연평균 8% 성장을 지속하다가 2011 이후에는 10.67% 성장률로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한국에서 법으로 일반인 LPG 차량 구입을 제한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차량판매 감소와는 크게 다른 현상이다.

김청균 한국가스학회장(홍익대 트리보·메카·에너지기술연구센터 소장) ckkim_hongi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