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동아ST, 특허 남은 복제약 사전 출시...특허소송으로 번질 듯

B형 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한국BMS제약)의 특허가 만료되지 않은 가운데 동아에스티가 제네릭(복제약) 판매를 강행했다.

처방 실적 1위인 B형 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

한국BMS제약은 "지적재산권을 침해당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동아에스티가 어떤 계산을 바탕으로 판매를 강행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7일부터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르)의 제네릭 `바라클`을 출시·판매했다. 특허 만료일인 10월 9일보다 한 달 이상 앞섰다.

한국BMS제약은 지적재산권을 침해당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바라크루드는 2011∼2014년 국내 처방 실적이 1위인 의약품이다. 2014년 기준 매출이 1천530억원에 달했다. 이런 바라크루드의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국내 제약업계의 경쟁도 치열하다.

다른 제약사들이 특허 만료일을 기다리는 것과 달리 동아에스티는 특허 만료일 이전에 제네릭을 발매하는 강수를 뒀다.

한국BMS는 "지적재산권의 보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법정 대결을 예고했다. 특허심판원은 이미 금년 초 바라크루드의 물질 특허를 인정한 바 있다.

한국BMS는 동아에스티가 특허 만료일을 어겨 끼친 손해를 법적으로 따져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동아에스티는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해당 물질특허가 무효로 확정됐고, 테바(TEVA) 등 세계적인 제네릭 회사들도 관련 제네릭을 판매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에서 해당 물질특허가 무효로 확정됐고, 이미 다수업체가 관련 제네릭을 판매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어 "특허 무효 가능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마치고 출시를 진행한 것"이라며 "대법원에 상고해 특허 무효 판결을 받고, 특허연장 등록무효 심판을 통해 특허 조기 만료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특허 무효가 나온 만큼 국내에서도 대법원이 특허 무효 판결을 내릴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특허법원

그러나 업계에서는 동아에스티의 승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미 1, 2심에서 패소한 적이 있고, 국내 법원이 특허에 대해서는 원칙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을 동아에스티가 허가 만료 전에 제네릭을 판매한 것은 시장 선점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설령 한국BMS와 소송전에서 진다해도, 바라크루드의 시장 규모가 큰 만큼 한 달 동안의 선점 효과로 얻은 우월적 지위로 추후 이익을 얻으면 잠깐의 손해를 메울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처방 1위 약품을 먼저 차지한다는 상징성도 있고, 종합병원 납품에 이 약품을 먼저 납품하게 되면 다른 약품도 조금이나마 손쉽게 납품할 수 있다는 점도 포석에 넣었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에 있어서 강력한 유혹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