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현장을 가다]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벤처 아이디어에 기업 노하우 접목

“1년 전 이 자리에서 센터 개소식을 했을 때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 반, 우려 반이었습니다. 그동안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여러 가지 일을 보면서 개인과 기업, 지역이 힘을 합치면 경제생태계를 구성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창조경제, 현장을 가다]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벤처 아이디어에 기업 노하우 접목

지난 15일은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1주년 행사였다. 이날 참석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센터가 걸어온 지난 1년의 성과를 돌아보면 한 말이다.

깨끗한 건물과 우호적 지원환경에 청년들이 모였다.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벤처 아이디어에 삼성 노하우를 접목해 창조경제를 탄생시키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청년 창업가 중 한 명은 “지금 차린 회사가 네 번째 벤처인데 그동안 많은 지원을 받아봤는데 ‘지원이 아닌 관리’를 받는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사업을 하는 데 개발 업무만큼 필요한 실무를 배울 수 있어 상당한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1주년 성과, 자동차부품 강한 대구 특색 살려…美 테슬라 부품 납품사 나와

삼성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역 내 창조경제 구현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벤처·청년창업 기업을 발굴 육성해 왔다. C-Lab 액셀러레이팅(조기 육성) 프로그램 운영으로 지난 1년 동안 35개 벤처·스타트업 기업을 선발해 조기 사업화를 지원했다. 선발 기업에 초기 투자금 2000만원과 삼성이 파견한 전문가와 일대일 창업 멘토링, 시제품 제작을 위한 시설, 삼성벤처투자의 투자 자문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했다.

C-Lab 1기 중 원단 디자인·설계 프로그램 벤처인 ‘월넛’은 창업한 이래 올해 벌써 매출이 발생했다. 지난해 3000만원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2억원으로 약 40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 삼성은 벤처·스타트업 맞춤형 교육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내 교육과정을 응용해 벤처·스타트업 전문 합숙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38개 업체 52명이 맞춤형 교육을 받았다. 이 기업들 교육 수요를 조사해 가장 교육이 필요한 분야로 뽑힌 ‘마케팅 실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은 1년 동안 청년창업지원 펀드와 삼성벤처투자에서 48개 벤처·스타트업 기업에 창업과 초기운영 자금 100억여원을 투자했다. 삼성은 이들 기업 육성을 위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청년창업지원펀드 100억원, 삼성벤처투자 투자금 100억원 등 총 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C-Lab 멘토링 프로그램과 벤처파트너스데이로 투자금을 지원받아 매출이 급속히 성장하는 기업이 속속 생겨났다. 비철금속 표면처리 기술을 보유한 ‘테크트랜스’는 삼성 벤처파트너스데이로 운영자금 3억원을 지원받아 최근 미국 유명 전기자동차 업체와 납품계약에 성공했다. 테크트랜스는 미국 테슬라에 7년 동안 연 30만대 규모의 페달 패드 납품계약을 했다. 삼성 지원을 받았다는 것으로 신생 벤처기업에 기업 신뢰를 더할 수 있었다. 신뢰를 바탕으로 기술력이 탄탄해 일본 주요 업체와 경쟁해 테슬라에 납품할 수 있었다. 올해 예상 매출은 9억원이고 향후 약 17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창조경제혁신 모델 브라질 수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브라질 혁신기업협회와 협약을 맺고 ‘대기업-벤처 간 협력 생태계 구축’이라는 창조경제 모델을 브라질에 전파해 현지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과 브라질의 우수 스타트업 기업들이 상대국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 지원할 예정이다. 2016년부터 브라질 스타트업 2개 팀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C-Lab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삼성은 브라질 혁신기업협회(ANPROTEC)와 벤처·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위한 계약을 맺고 500만달러 규모 기금을 조성했다. 1987년 설립된 안프로텍은 벤처 육성, 기술 교육 등을 실시하는 단체로 스타트업 육성 기관, 연구소, 정부 단체 등 290여개 회원사를 두고 있다.

◇특허 4만여건 개방…상생 협력 추진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4개 계열사는 모바일 기기, 디스플레이, 통신, 반도체,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 특허 4만여건을 벤처·스타트업 기업에 개방했다. 삼성은 지난 6월 특허 개방 이후 현재까지 10개 회사에 디스플레이, 센서, 네트워크 기술 등 30여건 특허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경험이 풍부한 특허 전문인력을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상주시켜 △벤처·스타트업 기업이 필요로 하는 특허를 찾아 제공하는 매칭 서비스 △특허 출원부터 활용까지 제반 사항들에 ‘특허 멘토링’도 실시하고 있다.

상생 협력 차원에서 판로개척 지원도 앞장선다. 삼성은 벤처·스타트업 기업이 사업 초기 판매망이 열악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점을 착안해 우수 기업 제품을 삼성 매장에 입점시키고 카탈로그에 등재하는 등 판로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창업한 남성용 제화 스타트업인 아티파이드브러셔는 삼성물산 하티스트 매장 내에서 수제화를 판매하고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