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과 함께 인류와 가장 친근한 달. 하지만 그 달의 지표면과 그 아래에서는 여러 종류의 지진(진동)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독일의 과학자들은 새로운 SW기술을 적용해 지금껏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진동들을 발견해 냈다. 이것이 미스터리 속의 달 지진발생 원인을 밝혀 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25일(현지시간) 독일연구팀이 지난 1972년 달에서 전송된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조사된 수많은 진동 외에 또다른 210차례의 지진(또는 진동)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미 과학자들은 달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분석한 결과 4가지 형태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가운데 어떤 지진은 달 지표면 아래 700km지점에서, 또다른 형태는 달 지표면 아래 20~30km 지점에서 발생하고 있다.
■1972년 아폴로16호가 설치한 지진계 데이터를 분석하니
1969년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11호 독수리호 우주비행사들은 달표면에 미국 성조기를 꽂은 것은 물론 지진계도 설치했다. 이 역사적인 달 착륙 이래 4번의 추가 달착륙 시에도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은 계속해서 달표면에 지진계를 설치했다.
나사는 달을 지각활동을 하지 않는 죽은 천체라고 보았다. 따라서 이 지진계들은 달에 운석이 떨어질 때의 진동 데이터만을 담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나사는 1977년 이 미션이 완료될 때까지 운석이 떨어질 때의 진동 외에도 달 내부에서 발생한 수많은 달 지진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수년 간의 데이터 분석결과 총 1만3천 회에 이르는 제각기 다른 진동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일부 진동은 리히터 지진계로 5.5 수준의 강한 진도를 기록했다. 이는 빌딩에 가벼운 피해를 입히는수준의 세기다. .
이 지진 현상은 지금까지 지구 이외의 천체에서 지진발생이 확인된 첫번째 사례로 알려지고 있다.
■달 지표면 아래 20~30km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원인은?
미항공우주국(NASA, 나사)은 진동현상이 지구의 지진과 달라 보이며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독일 연구팀은 아직까지 아폴로 비행사들이 설치한 지진계를 통해 밝혀지지 않은 또다른 달의 활동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브리기테 크나메이어-엔드룬과 그녀의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팀은 이를 밝혀내기 위해 발성 인식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독특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새로운 알고리즘 기반의 프로그램은 달의 진동정보가 제공되면 새로운 데이터를 찾고, 유사한 패턴을 인식해 내게 된다.
과학자들은 희귀한 사건을 찾아내고 이전까지 불분명했던 등급의 신호들을 새로운 형태로 규정하는 이 프로그램의 검증된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막스플랑크연구소 태양계연구팀 과학자들은 지난 1972년 아폴로16호가 달에 설치해 놓은 지진계 데이터의 일부를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 기반 프로그램에 적용시켰다.
그 결과 이전까지 달에서 발생한 사건 카테고리로 분류되지 않았던 210번의 추가 진동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은 곧 새로운 발견 결과가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자신들이 분석할 원 데이터에 대해서는 `달에 설치된 지진계는 달 지표면 아래 깊은 곳에 발생한 지진, 충격, 지각 얕은 곳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신뢰할 수 있는 성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존 데이터들에 적용해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사건을 추가로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 프로그램이 향후 나사 화성탐사계획인 인사이트(InSight)미션 등의 지진계 설치 및 임무수행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달에서 일어나는 4가지 형태의 진동은?
지금까지 아폴로 미션으로 설치된 달 지진계에 의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달에는 4가지의 서로 다른 지진이 발생했다.
첫번째 지진 형태는 달 지표면에서 700km나 되는 깊은 곳에서 발생하는 지진이다. 브루스 빌스 나사제트추진연구소 지구물리학자에 따르면 이는 지구의 조석에 의해 발생하며 지구주위를 도는 달 궤도와도 연계돼 있는 것으로 믿어진다.
두번째 지진 형태는 운석이 달 표면에 부딪치면서 발생한다. 이는 진동 형태를 띤다.
세번째 지진 형태는 자연적인 열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달에서의 밤(2주간 아주 심한 영하의 날씨)이 지난 후 오는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은 팽창을 일으킨다. 그리고 결국 달의 얼어붙은 지각을 균열시키게 된다. 이는 진동을 가져온다.
마지막 지진 형태는 달 지표면 아래 20~30km 지역에서 발생하는 얕은 지진이다.
앞서의 3개 지진형태는 약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네번 째 지진형태는 리히터 지진계로 진도 5.5 수준의 진동을 보인다.
이 네번째 형태의 지진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지구 중력에 의한 조석이 매달 달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달의 지진은 한정된 지역에서만 발생한다는 점은 주목된다.
브루스 빌스는 “지구 조석의 영향이 달지진의 유일한 원인이라면 이 지진이 좀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하나 달 지진과 관련해 주목할 점은 달지진이 발생하는 지표면이다. 달에는 지구에서 지진을 발생시키는 것같은 지각 판(plates)이 없다. 지구 지각의 외부는 두꺼운 판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이 판은 서로 밀리면서 맨틀의 부드러운 부분 위로 솟구쳐 나온다. 이 판은 수직으로도, 수평으로도 움직이면서 지진을 발생시킨다.
과학자들은 달에는 이같은 판으로 된 지각 구조가 없으므로 뭔가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다른 힘이 이 지각 아래 얕은 곳에서 지진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