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를 만들고 집짓기에 망치가 중요하듯 돋보기 역시 잘못된 곳을 샅샅이 살피는 주요한 도구다. ‘산업화는 늦었으나 정보화는 앞서자’는 구호 속에서 대한민국 전자정부는 5년째 ‘UN 전자정부 발전지수’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와 구축회사 및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 활동이 자랑스럽다. 망치로 상징되는 잘 만듦의 가치는 누구나 인정한다. 돋보기 기능처럼 잘 만들었는지를 제3자 관점에서 전문가 식견으로 성과물을 보증하는 정보시스템 감리가 있다는 사실은 널이 알리지 못했다. 감리를 건설감리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방증이다. 민간감리법인에 의한 공공부문 정보시스템 감리제도가 도입된 지 10여년이 됐다. 세계 으뜸 전자정부를 위해 감리가 기여한 근거기도 하다.
최근 정부는 프로젝트사업관리(PMO) 활성화를 위해 감리기능 대체 및 연계를 추진한다. 망치와 돋보기 용도를 무시하고 만들기 중심 정책은 낭패를 부른다. 안전사회 구축과도 역행할 뿐 아니라 성공적 감리서비스 모델을 약화시키므로 사회적 위험과 손실 증대를 가져올 수 있다.
실생활에서 정보화체계는 도로·전력 등과 같이 중요한 기반시설이다. 안정성 보증과 효율·효과성 개선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 잦은 전산 중단사태 및 정보보안사고, 개인정보 유출사고는 가속될 것이다. ICT 역기능 방지를 위한 최후 보루인 감리기능 약화는 분명히 재고돼야 한다. PMO 촉진 정책이 추진됨은 바람직하며 별도 기능인 감리제도도 강화돼야 한다.
세계는 지금 컴퓨터와 인터넷 발전으로 정보화라는 개념을 뛰어넘어 초연결사회로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한다. 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ICBM)로 대표되는 최신 ICT는 우리 삶의 대책과 미래 직업군까지 새롭게 대비할 것을 요구한다.
방책 원칙은 기술 순기능 촉진활동과 역기능 방지의 균형적 노력이다. 출발은 기존 관념을 버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현장에서 답을 구하고 남을 따라가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전자정부 성과로 효과를 입증한 감리기준을 세계 표준으로 만들어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ICT 리더가 될 수 있다. 다음은 리더가 되기 위한 제언이다.
ICT 기반 초연결사회 도래에 대한 인식전환으로 제반 정책 및 시행, 관련 전문가 소통을 기반으로 한 합의가 필요하다. 새로운 가치창조와 더불어 위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핀테크 성공 여부는 보안 및 보증기술 선행이다. 종이통장이 없어지고 디지털데이터가 금전을 대신하는 상황에서 데이터 처리과정을 보증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다음은 감리 및 보증 서비스 확대를 바탕으로 한 전자정부 서비스 경쟁력 향상이다. 클라우드발전법으로 공공기관에서 성공적 도입 여부는 제3자 보증기관 역할이다. 선진국에서도 제도로 도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3자 보증기능을 전자정부사업에 감리라는 이름으로 운영한다.
일정 사업규모 이상 구축사업에 감리를 하고 있다. 운영·유지보수 과정 위험이 더욱 증대되는 상황에서 감리를 제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운영 효과·효율·안정성이 강화돼 지속적으로 향상된 대국민서비스가 돼야 한다. 끝으로 기존 정보시스템 감리 및 보증기능을 더욱 발전시켜 감리서비스 모델을 국제표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국가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하고 고급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우리에게 희망찬 ICT 선도국 미래가 있다. 세계 속에서 활동 가능한 고급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됨과 동시에 국가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증대될 수 있다. 뒷받침하는 경험과 지식을 겸비한 유능한 인재도 있다. 정책적으로 잘 이끌고 전문가 집단 스스로 자존감을 가지고 노력할 때 다가오는 안전하고 편리한 미래 초연결사회를 선도하는 국가가 될 것을 확신한다.
전영하 정보시스템감리법인협의회 회장 yhjeon@cas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