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안심번호 공천, 민심왜곡·조직선거·세금공천 우려"

청와대는 30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민심왜곡, 조직선거, 세금공천 등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지금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가 많은데 우려스러운 점이 한두가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은 휴대폰 번호를 가상의 임시전화번호로 만들어 이를 사용해 여론조사를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동통신사업자가 특정지역에 사는 유권자의 전화번호를 안심번호로 바꿔서 제공하면 각 당이 이 번호로 여론조사를 하는 방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첫째는 소위 말해서 ‘역선택을 차단할 수 있느냐, 민심 왜곡 막을 수 있느냐’는 문제”라며 “잘 알다시피 안심번호가 있다고 하지만 먼저 지지정당 묻고 난 뒤에 하겠다는 얘기 같은데 그럴 경우 역선택, 또는 결과적으로는 민심왜곡을 막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번째는 통상 전화 여론조사 응답률이 2%도 안된다. 그럴 경우 결국 조직력이 강한 후보한테 유리해지는 것 아니냐”며 “인구수가 적은 선거구의 경우에는 안심번호에 동의한 유권자가 노출되기 쉽고, 얼마든지 조직선거 될 우려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문제를 선관위가 관리하면 그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 것 같은데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까하는 점”이라며 “국민공천이라는 대의명분에 대한 공감보다는 어떻게 보면 세금공천이랄까, 이런 비난의 화살이 더커지는 것 아닐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우리가 경험한 바 있지만 전화 여론조사에서 응답과 현장 투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느냐”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점 역시 간과하지 않을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런 저런 중요한 일이 새누리당의 최고위원회라든지 내부적 (논의) 절차없이 이렇게 됐고, 그래서 졸속이라는 비판도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합의된 것이 바람직하냐는 5가지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