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10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 직후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게 된다. 사흘 이상 걸리던 개통시간이 단축되면서 관광객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이동통신사와 알뜰폰 업계 기대감도 커졌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법무부는 1일 ‘실시간 외국인 실명인증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공항에 입국한 외국인이 여권 하나로 즉시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게 된다. ▲본지 3월 25일자 1면, 9월 16일자 1면 참조
지금까지는 외국인이 휴대폰을 개통하려면 입국 후 사흘 이상이 걸렸다. 휴대폰 개통에 필요한 실명인증 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출입국관리시스템상 입국기록이 입국한 다음 날 생성되도록 설계된 탓이 컸다.
이 같은 문제점을 지난 3월 전자신문이 지적한 이후 미래부와 법무부가 협의해 ‘외국인 신분확인 전산시스템’을 개발해왔다. 이 시스템에서는 외국인 입국기록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를 이용해 이동통신사에 제공되기 때문에 입국 직후 휴대폰 개통이 가능하다.
류제명 미래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입국심사 때 신원자료를 시스템에 저장하고 이를 기초로 즉시 실명인증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며 “앞으로는 외국인이 입국 시 공항에서 즉시 휴대폰을 개통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해외관광객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입국 직후 휴대폰을 개통하려면 공항 출입국관리소에서 입국확인증을 서면으로 발급받아야 한다. 공항 내에서만 가능해 불편했다.
이 때문에 타인 명의 휴대폰(선불폰)을 빌려 쓰다 사흘이 지난 후에야 자신 명의 휴대폰을 개통하는 일도 많았다. 빌려 쓰던 휴대폰을 제3자에게 넘기면서 대포폰 양산 등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새로운 제도에서는 신분이 확실한 사람에게만 휴대폰을 개통해주기 때문에 오히려 이 같은 문제점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정부 생각이다. 지난해 1400만명을 돌파한 외국인 관광객이 새로운 고객층으로 부상하면서 이동통신사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사 최초로 올여름 인천공항에 문을 연 휴대폰 개통센터를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외국인 개통 수요를 적극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3~5명의 인원으로 24시간 상시 근무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KT도 로밍 위주 공항서비스를 벗어나 개통서비스 제공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지모바일 등 알뜰폰 업체도 공항 내 편의점에서 다양한 선불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당일 개통할 수 있게 됐다”며 “불편이 크게 줄어들면서 관광객이 편리해지고 이동통신업계도 새로운 시장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