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5년을 맞는 ‘구본준 LG전자호(號)’가 향후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TV와 자동차부품시장 선도에 초점을 맞춘다. 부침을 겪는 스마트폰 경쟁력 부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구본준 부회장은 꼭 5년 전인 지난 2010년 10월 1일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전격 투입됐다. 당시 LG전자는 스마트폰 성장 시류를 읽지 못해 위기에 직면했다는 인식이 많던 때다.
굴곡이 있었지만 5년이 지난 현재 LG전자 상황은 구본준 부회장 체제 출범 당시와 유사하다. 위기의식은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 주력산업 스마트폰 비즈니스는 삼성과 애플에 밀려 주력 제조사 지위에 안착하지 못했다. TV사업은 상반기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가전은 그나마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더는 고부가가치 산업이 아니다. 주당 10만원에 육박했던 LG전자 주가는 최근 4만원대 초중반에 머물고 있다.
LG전자를 성장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는 여전히 구 부회장 앞에 놓여 있다. 그는 일반 전문경영인과 달리 오너가 일원이다. 눈앞 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LG전자를 계획할 수 있다.
부임 이후 그는 꾸준히 ‘시장 선도’와 ‘독한 LG’를 강조해왔다. 이를 위한 투자도 단행했다. 2010년 2조7000억원이던 연구개발(R&D) 투자는 2012년 3조원을 넘었고 지난해에는 3조6600억원까지 늘었다. 매출액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4.6%에서 지난해에는 6.2%로 늘었다.
이제는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 LG전자 부활을 위해서는 시장 선도형 OLED TV와 꾸준한 투자를 해온 자동차부품 등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OLED TV는 구 부회장이 시장선도를 위해 꾸준한 투자를 이어온 대표 아이템이다. 그는 특유의 결단으로 디스플레이를 세계 1위로 만든 경험이 있다. LG전자는 TV에서 3차원(3D)으로 시장을 선도할 기회가 있었지만 고삐를 틀어쥐지 못했다. 시장 개화기인 OLED에서는 전사 역량 집중으로 더욱 확실한 자리매김이 필요하다.
스마트폰 부활도 필요하다. 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징후가 있지만 여전히 사물인터넷(IoT), 금융결제(페이), 웨어러블 기기와 연계할 중요 아이템이다. 향후 LG전자 사업 확장성을 위해서도 폰 사업 턴어라운드는 절실하다. 글로벌 주요 제조사 지위부터 확고히 하는 게 우선 과제다.
기존 산업과 함께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구 부회장이 지난 2013년 사업본부로 격상한 자동차부품(VC)도 보다 공격적 대응이 필요하다. 아직 적자사업이지만 시장 징후는 괜찮다는 평가다. 기업 간 거래(B2B) 특성을 고려해 구 부회장이 주요 거래처와 미팅에 직접 나선다. ‘차세대 자동차’ 분야에서 역량을 높여 VC를 LG전자 주력 산업으로 키워내는 것은 미래 성장 아이템 추가확보 차원에서 중요하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으로 B2B사업과 신산업 창출을 위한 ‘이노베이션사업센터’를 신설했다.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솔루션에 집중할 ‘에너지사업센터’도 만들었다. 신산업은 당장 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분야로 꼽힌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향후 LG전자는 주력산업에서 주도권을 유지·강화하면서 차세대 성장 동력을 조기 수익원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5년차를 맞은 구본준 LG전자호가 전열을 재정비하고 새 도약 방안을 체계적으로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LG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억원)
자료: LG전자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