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등 전 세계 주요 은행이 핀테크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블록체인’을 적용해 보다 안전하고 저렴한 시스템을 구축한다.
닛케이신문은 씨티그룹, 도이치뱅크,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등 글로벌 은행 22곳이 핀테크 시스템 개발 연합을 구성했다고 30일 전했다. 공동 시스템을 표준화하는 게 이들 연합 목표다.
새 핀테크 시스템에 도입할 기술은 가상화폐 비트코인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이다. 송금 등 작업에서 금융거래 이용자가 내역을 서로 교환해 승인하고, 매번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를 막는다. 기존에 금융기관이 현금 변동 내역을 승인하고 중앙 서버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던 방법과는 다르다.
블록체인은 모든 승인과정이 자동으로 암호화돼 위·변조 등 부정행위를 막을 수 있다. 특히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결제 비용이 낮아지고 처리 속도도 빠르다.
공동 핀테크 시스템 구축에 참여하는 22개 은행은 미국 핀테크 업체 R3와 제휴했다. 은행은 조사, 실험, 디자인 등 개발에 참여한다. 다음 달부터 설계, 기술, 규제 세 팀으로 나눠 각 은행에서 파견된 담당 직원과 함께 미국 뉴욕에서 연구를 시작한다. 향후 1~2년 내 시스템을 개발해 실증 실험에 나설 계획이다.
데이비드 러터 R3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은행이 참여한 것은 금융 시스템에 혁신 기술을 적용하는 데 지지 및 참여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공동 시스템을 적용하면 보다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 은행은 새 시스템을 국제표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송금 등 금융거래 이외에도 주식, 채권, 부동산 거래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토지 등기 등 부동산 분야에서 활용돼 성장 여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블록체인 핀테크 시스템 구축은 수수료 비용을 크게 낮춰 가상화폐 등 신규 금융업체와 경쟁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가상화폐는 해외 송금 수수료가 기존 은행 수수료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무라바야시 사토시 미쓰비시UFJ파이낸셜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우리 고객은 보안이 강화되고 비용이 저렴한 금융 서비스를 경험할 자격이 있다”며 “공동개발연합 일원이 돼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핀테크 시장은 스마트폰 보급과 기술 개발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애플, 구글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과 스타트업이 속속 금융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블록체인 신기술 적용도 활발하다. 미국 나스닥 OMX그룹은 지난 5월 미공개 주식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공동 블록체인 핀테크 시스템개발 참여 은행 현황(자료:R3)>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