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클로즈업]나는 글로벌 기업으로 출근한다

[북스 클로즈업]나는 글로벌 기업으로 출근한다

‘저 많은 사무실 중에 내 자리 하나만 있으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하던 취업준비생은 눈물 지었다. 뭘 하고 싶은지를 고민하는 것은 그에게 사치였다. 그냥 자신에 자리 하나라도 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매일 취업 문턱에서 떨어지며 절망했던 취업준비생은 십여년이 흐른 뒤 앤에스에프 코리아 대표이사가 됐다.

양경희 앤에스에프 코리아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것을 가장 크게 후회했다. 그러나 이미 시간은 지나간 뒤였다. 그때부터 후회하지 말고 자신이 한 결정에는 무조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어학연수를 가서는 같은 스토리를 3번이나 반복하면서 영어를 익혔다. NSF 한국 지사 설립을 위해 직접 본사에 연락하기도 했다. 그는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 당신 능력은 당신이 스스로를 믿는 대로 보인다. 당신도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결정해 버리지 않는다면...”이라고 강조한다.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요즘 글로벌 기업 한국 대표 이야기는 별나라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거 그들은 지금 취업을 위해 발을 동동 구르는 대학생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외국어도 못하고, 성적이 좋지 못했던 그들이 지금 자리에 오르기까지 노력이 책에 담겨있다. 대한민국 글로벌 기업 현직 CEO들이 모여 자신이 겪었던 취업 시절 도전과 노력, 직장생활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 그리고 CEO 자리에 오르기까지 생생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글로벌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글로벌 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등 취업과 생존에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를 풍성하게 담았다.

이책 저자들은 모두 사단법인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GCCA Global Companies CEO Association) 회원이다. 저자들은 그동안 대학생을 대상으로 ‘글로벌 기업 CEO 특강’을 꾸준히 해 왔는데,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의외로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게다가 글로벌 기업 정보는 더더욱 모르고 있었다. 저자들은 인생 선배로서 학생들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해 주고 싶지만 한정된 강의 시간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강의 내용과 더 해 주고 싶은 말들을 담아 더 많은 학생들에게 전달해 보자라는 생각에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책은 어떤 한 주제에 맞춰 글을 쓰지 않고 각자의 삶과 생각이 잘 묻어나도록 7명 각자 다양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그대로 묻어있다. 책을 읽다보면 이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써도 될까란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다. 일곱명 저자 글 중에서 어느 한 부분을 골라 읽더라도 그 사람이 생생하게 겪은 직장 경험과 삶의 자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글로벌 기업에 취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나 글로벌 기업에 취업했지만 국내 기업과는 다른 기업문화에 막상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멘토 같은 책이 될 것이다. 굳이 글로벌 기업에 입사를 희망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다 보면 ‘내 꿈을 펼치기 위해’ 젊은 시절에 무엇을 어떻게 노력하고 추구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회사 생활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점을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설명해준다. 나아가 이직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필요한 보석같은 조언이 책 속에 녹아있다. 양경희, 신동민, 최영구, 허재영, 배금미, 윤종효, 정재희 지음. 마인드북스펴냄.1만3000원.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