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지나쳐서 좋은 것은 없다. 몸에 좋은 운동도 지나치면 과로현상을 가져올 수 있고 정신에 좋은 독서도 지나치게 몰두하면 눈을 버리고 정신을 관념에 빠뜨려 현실감각을 잃게 할 수 있다. 좋은 음식이나 술도 약간 모자란 정도에서 만족해야 탈이 없는 법이다.
인간이 얻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쾌락 가운데 하나인 섹스도 당연히 그렇다. 섹스는 삶의 권태를 물리치는 묘약이며, 우울증이나 정신적 억압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인 운동이기도 하다. 호르몬의 활성화라든가 기분의 전환 등을 통해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생기를 더해주는 좋은 건강법이 될 수도 있다.
쾌감에 동반되는 엔돌핀같은 긍정적 에너지의 호르몬들은 몸의 저항력을 높여줌으로써 감기나 가벼운 요통과 같은 작은 질환들을 낫게 하거나 막아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키스를 하는 것만으로도 감기에 대한 저항력이 몇 배나 증가한다는 등의 연구는 수없이 많이 나와 있다.
부부나 연인 사이에 사랑을 다짐하고 확인함으로써 생에 대한 자신감과 안정감을 얻는 데 더없이 훌륭한 수단이라는 장점도 있다. 인류가 발전시켜온 어떠한 의료건강법도 섹스보다 총체적이고 효과적이고 강력한 건강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좋은 성생활 역시 지나칠 때 나타날 수 있는 폐해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선 성생활에 소모되는 에너지의 많은 부분은 정(精)에 해당하는 것으로 정기가 손상되면 살이 빠지고 눈빛이 흐려진다. 또한,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며 만성적인 피로 증상이 생기며, 무리할 경우 간과 콩팥 등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활발한 성생활은 젊음을 되찾아 주지만 지나친 성생활은 오히려 흰머리를 늘게 한다.
젊음을 유지시켜 주는 섹스와 젊음을 훼손하는 섹스의 경계선은 무엇일까. 관계를 가진 뒤 찾아오는 나른함은 기분 좋은 피로감이다. 하지만 만일 그 피로감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기 어렵고 뒷골이 당기고 목이 자주 뻐근해지거나, 시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걸을 때 다리가 후들거리는 증상, 대소변을 볼 때 밀어내는 힘의 약화, 잦은 하품, 자극적인 것을 보아도 발기가 안 되는 증상, 음낭이 자주 축축해지는 증상, 식은땀, 식욕 저하, 수면 장애, 파트너와 신체를 접촉할 때 그 열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등 현상이 나타난다면 성생활에 일단 브레이크를 걸 필요가 있다. 컨트롤에 어려움을 느낄 때 ‘일단 저지’는 삶의 지혜다.
특히 허리에 통증이 찾아오는 것은 아주 조심해야 할 증상이다. 허리 통증은 직접적으로 척추에 무리가 왔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신장과 전립선의 누적된 피로가 표현된 것일 수 있다. 전립선의 피로가 회복되기 전에 계속 재사용한다면 피로가 누적되면서 장기적으로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성생활의 즐거움을 한 때에 그치지 않고 평생 누리고 싶다면 잘 관리하면서 아껴줄 필요도 있다. 평소 영양식을 통해 기운을 보완하고 습관적인 운동으로 기력을 길러줘야 한다. 피로가 자주 느껴지고 누적됐을 때 한의사의 진단을 통해 장부의 허실을 파악하고 전문적인 처방으로 치료를 해두는 것이 좋다. 몸의 이상을 방치하는 것은 장기적인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화당한의원/한국밝은성연구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