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불안해결사 빈현우 칼럼] “열정의 비밀” 생즉필사 사즉필생

[발표불안해결사 빈현우 칼럼] “열정의 비밀” 생즉필사 사즉필생

“행복하니까 웃는다?”

사람들은 행복하면 웃는다. ‘행복하니까 웃는다.’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말을 바꾸어서 말하기도 한다. 이 말을 바꾸면, ‘웃으니까 행복하다’가 된다. 말 되는가? 말 된다.

말이 되는지 되지 않는지 지금 바로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지금 당신의 행복지수를 적어 보라. 기준은 없다. 그냥 마음대로 기준을 정해서 한 번 적어 보라. 적었는가? 그렇다면, 지금 크게 웃어보라. 무조건 웃어보라. ‘웃으니까 행복하다’가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니 그렇게 해 보라. 했는가? 그렇다면 웃고 있는 순간의 당신의 행복지수를 기록해 보라. 어떤가?

좀 억지스러운가? 좀 억지스러우면 어떤가? 세상 모든 일들이 딱 맞아 떨어지는 일이 있던가? 그냥 그렇게 느끼고 살면 그런 거다. 당신의 행복지수가 조금이라도 높아졌다면 앞으로는 자주 웃기를 바란다. 그럼 행복해질 테니까.

당신은 참 행운아다. 왜냐고? 당신은 이 시간 이후로 자주 웃게 될 것이니까. 당신은 이 시간 이후로 더 행복해질 테니까. 나는 본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얼굴에 퍼지는 잔잔한 미소를.

“무서우니까 도망간다?”

‘무서우니까 도망간다’라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연한 말인가? 당연하다. 사람들은 무서우면 도망간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부딪쳐 해결하기도 한다. 그런데 무서워서 도망가는 사람들은 늘 도망만 다닌다. 이 말도 살짝 바꾸어 보면 어떨까? ‘도망가니까 무섭다’로. 어떤가? 말 되는가? 내가 생각하기엔 말 된다.

사실 무서워서 도망가는 건지 도망가니까 무서운 건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나의 전문분야인 발표불안의 경우는, 무서우니까 도망간다기 보다 도망가니까 무서운 거라고 보는 편이 맞다. 왜냐하면, 도망가는걸 멈추고 정면승부를 벌이는 순간 더 이상 무섭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도망만 다니면 늘 무섭다. 평생 무섭다. 그러니 평생 도망만 다니다가 인생을 마감하기 십상이다. 내가 아는 어떤 회장님은 나이가 70이 넘으셨는데 지금도 도망 다닌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시고 피하신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고 계시는 회장님에게 어찌 그런 자리가 없으랴. 그 분이 가장 곤란을 느끼는 상황은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회장님, 한 말씀 하시죠?"라는 말을 들을 때이다. 참으로 불편한 일이다. 어디 하소연할 수도 없다. 그나마 내가 ‘발표불안해결사’라는 명함을 드리니까 그제서야 자신의 고민을 나에게 이야기하신다.

그 분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었다. 하나의 사건. 큰 용기를 내어 손을 들고 발표를 하겠노라고 선언한 후 발표날이 다가오자 떨리고 두려운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발표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정작 발표하는 도중, 떨림을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 내려오셨다고 한다. 20대의 일이었다고 한다. 나는 안다. 그 순간의 느낌을. 수치심과 자괴감. 아마도 그 순간의 느낌이 그 분에게 각인되었으리라.

그 이후 50년 가까운 그 분의 인생에서 발표는 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한 번의 참패가 더 이상 맞짱 뜰 용기를 빼앗고 말았다. 그래서 평생 도망만 다니셨다고 한다. 그 분은 그냥 그렇게 살다가 죽겠다고 하신다. 뭐 어쩔 수 없다. 그 분의 선택이니.

흔히 ‘준비가 되면 스승이 나타난다’고 한다. 배울 거리나 스승은 도처에 있는데 정작 당사자가 배울 준비가 되지 않으면 그 스승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스스로 준비되지 않았는데 다른 이가 아무리 설득시킨다고 한들 되지 않는다. 아마 그 분은 이번 생에서는 스승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많은 얘기를 나눈 끝에, 안타깝지만 나는 그 분에 대한 나의 욕심을 내려 놓기로 했다.

“어색하니까 안 한다?”

이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색하니까 안 한다.’ 그럼 이 말도 바꾸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안 하니까 어색하다’로. 바꾸어 놓고 보니 그럴 듯 하지 않은가? 나는 전적으로 안 하니까 어색하다라는 말에 동의한다.

강의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배우는 입장이었던 나는 무엇이든지 해야만 했다. 다양한 경험과 시도를 통해 성장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 때, 이기화대표님이 ‘퐁당퐁당’이란 동요에 율동을 가미하는 것을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강의가 잡혔는데 청중 앞에서 한 번 해보라고 했다. 참으로 난감했다. 이제 겨우 발표불안을 통제하며 청중 앞에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제는 노래하고 율동을 하라니. 몸에서 강력하게 거부했고 마음도 내키지 않았다. 어쩌면 모든 세포들이 거부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굳이 그런 것 까지 해야 해?’ 라는 생각이 나를 더욱 더 거부하게 만들었다. 또한 ‘노래와 율동을 했다가 분위기가 어색해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나를 움츠리게 만들었다.

정말 고민스러웠다. 며칠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나는 그냥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어색하지만 이러한 벽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혼자서 연습을 해보았다. 희한하다. 혼자서 연습하는데도 어색했다.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마침내 강의하는 날. 파주에 위치한 율곡교육연수원. 120여명의 중고등학교 행정실장님들이 모인 자리였다. 강의 주제는 스트레스관리. 처음으로 노래와 율동을 하기로 마음먹고 강의에 임했다. 스트레스관리는 이론과 강의에는 능숙한 터라 강의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


드디어, ‘퐁당퐁당’ 슬라이드가 나왔다. 어차피 치러야 할 시간. 나는 솔직해 지기로 했다. “여러분, 저 오늘 처음으로 청중과 함께 노래와 율동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처음입니다. 일단 노래 한 번 같이 불러 보겠습니다. 자, 옆 사람의 손을 이렇게 치면서 노래합니다. 시작. 퐁당퐁당~~~” 그 때까지의 강의 분위기가 좋았던 탓인지 다행히 청중들은 노래와 간단한 동작을 잘 따라 해주었다.

“자 이제는 율동을 가미하겠습니다. 자,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하실 때, 이렇게 하시면서 돌을 던지는 시늉을 하시는 겁니다.” 이렇게 시작된 노래와 율동. 예상과는 다르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너무나 유쾌하게 노래와 율동이 마무리 되었다. 마치 유치원생들이 율동을 처음 배우는 것처럼 너무나도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퐁당퐁당이 끝나고 말했다. “여러분 어떠셨어요? 저 처음 하는 건데, 잘 했나요?” “네~” 120여명의 청중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처음 하는 건데 이렇게 잘 하면 이상한 거네요. 그렇죠?” “네~” 하면서 웃으신다. “저 밤새도록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은, 그냥 처음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그런데 참 희한하네요. 잘 하려고 하는 마음을 내려 놓으니 오히려 더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날의 강의는 대성공이었다. 며칠 뒤, 율곡교육연수원에서 앵콜강의를 와주십사 하고 연락이 왔다. 그 날 강의를 들은 행정실장님 한 분도 자기 학교에 와서 강의를 해 달라고 연락이 오기도 했다. 어색하니까 안 한다? 아니다. 안 하니까 어색하다!

그 날 이후 ‘퐁당퐁당’은 내 무기가 되었다. 가장 어색할 것 같던 그 노래와 율동이 이제는 강의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나만의 신무기가 된 것이다. 만약 처음의 어색함을 무릅쓰지 않았다면 얻을 수 없는 수확이다.

처음이라 어색한가? 당연하다. 처음은 다 어색하다. 그러나 그 처음이 없다면 그 다음도 없다. 그리고 그 어색함을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견디어 내면 그 다음에는 익숙해 진다. 이제는 그것이 일상이 된다. 명심하라. 당신이 어색해 하는 일은 누구라도 어색해 하는 일일 것이니, 만약 당신이 그 어색함을 익숙함으로 만든다면 그것은 당신의 신무기로 장착된다.

중고생 대상 강의에도 퐁당퐁당은 등장한다. 학부모교육에도 등장한다. 기업교육에도, 심지어 최고경영자과정에도 등장한다. 퐁당퐁당은 ‘안 하니까 어색하다’라는 주제를 전달하기에 매우 적절한 나의 실질적인 사례이므로 그 어떤 강의에서도 적용되는 것이다.

“생즉필사 사즉필생”

처음 하는 일은 모두 어색하고 잘 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우리는 처음 하는 일에 대해 어색함을 견디지 못하고 처음 하는 일을 잘 하려고 욕심을 부린다. 만약 당신이 그래 왔다면, 생각을 바꾸는 것이 좋다. 강의를 예로 들자면, 내가 어색해 하니까 청중이 어색해 하는 거다. 내가 어색해 하지 않으면 청중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인다. 또한, 처음 하는 일을 잘 하려고 하니까 잘 안 되는 거다. 잘 하려는 마음을 내려 놓는 순간 일이 술술 풀린다. 세상의 어떤 일들은 이렇듯 아이러니하다.

이순신 장군님께서 뭐라 하셨던가? ‘생즉필사 사즉필생!’ 살려고 하는 자 죽을 것이고, 죽기를 각오하는 자 살 것이다. 안 떨리려고 하는 자 떨릴 것이고, 떨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자 떨리지 않을 것이다. 잘 하려고 하는 자 잘 못할 것이고,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자 잘 할 것이다. 그러니, 처음 하는 일에 대한 어색함도 수용하고 잘 하지 못하는 것도 수용하면 오히려 자연스러워지고 오히려 잘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렇다. 사실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다. 인간관계 또한 그렇다. 누가 원인인지 알기가 참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내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냥 내가 원인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내가 그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내가 먼저 웃으면 상대방도 웃는다. 그저 내가 좋은 출발점이 되자.

먼저 웃자. 그러면 인생이 행복해 진다. 먼저 도전하자. 그러면 두려움이 사라진다. 먼저 해 보자. 그러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다. 조금만 바꾸면 인생이 행복하다. 당신의 미래는 이제 달라질 것이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빈현우 발표불안해결사]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2달만에 책을 쓰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스피치의 매력에 빠지다`와 `나는 2달만에 책을 쓰고 1년만에 프로 강사가 되었다`가 주요 저서.

-스피치, 리더십, 열정을 주제로 한 특강과 더불어 ‘스피치리더십 8주과정’ 외 다수 강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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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현우 블로그: http://blog.naver.com/binhw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