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통신을 포함한 양자기술(Quantum technologies) 투자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유럽통신표준기구(ETSI)와 캐나다 워털루대 양자컴퓨팅연구소(IQC)가 주관하고 SK텔레콤이 후원해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양자암호표준(QSC)’ 워크숍에서 발표된 세계 각국 연간 투자현황을 종합하면 우리나라는 이 분야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했다.
회원국 투자금액을 합한 유럽연합(EU)이 6억1700만달러(7233억원)로 1위를 기록했다. 단일국으로는 미국이 4억달러(4689억원)로 투자액이 가장 많았다. 중국이 2억4700만달러(2895억원)로 3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일본(7000만달러)은 물론이고 싱가포르(4900만달러)에도 뒤지면서 1400만달러(164억원)로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양자기술 투자계획을 내놓은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투자금액이 적은 곳은 핀란드와 브라질 등 일부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최근 2년 간 양자기술 관련 주요 논문 수에서도 78편으로 수백에서 수천편을 기록한 주요국에 크게 못 미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영국 헤리엇-와트 대학의 제럴드 불러 교수는 “영국은 각지에 흩어진 양자기술 연구소를 하나로 묶는 ‘양자기술허브’를 구축하는 데 2억7000만파운드(4800억원)를 지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년 말까지 베이징과 상하이를 잇는 2000㎞ 양자백본망을 구축 중이라고 밝힌 중국 충칭대 홍샹 교수는 “내년 중 지구국과 무선으로 양자암호통신을 할 수 있는 인공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CTO)은 행사 개막연설에서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세계 각국에서 급격히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통신 상용화를 위해서는 국제표준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ETSI 등 관련 국제조직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별 2015년 양자기술 투자액(자료:ETSI 표준워크숍 종합)>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