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이동통신 시장을 달궜던 세계 최초 3밴드 LTE-A 공방이 일단락됐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SK텔레콤 3밴드 LTE-A 허위 광고로 손해를 입었다며 제기한 10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지난달 11일 취하했다. 소모적 논쟁을 벗어나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자는 의도다.
업계는 경쟁사 허위 광고로 인한 영업 손실을 증거로 뒷받침하기 어려운 점, 해당 광고가 이미 지난 이슈로 실익이 없다는 점을 소송 취하 배경으로 풀이했다. 불필요한 논쟁보다는 현재 사업에 집중하자는 KT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당시 광고 가처분 신청으로 광고가 중단될 때까지 2~3주가량 광고가 이어져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며 “하지만 이후 광고가 중단됐고 재판이 길어지는 등 여러 면을 고려해 이쯤에서 소를 취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1월 SK텔레콤이 3밴드 LTE-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는 광고를 중단해 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말 시험용 단말기로 100명 체험단에 서비스한 것은 상용화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SK텔레콤 광고를 금지했다. KT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해당 광고 때문에 시장 점유율, 매출, 영업이익이 하락해 200억원 이상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업계는 소모적 ‘세계 최초’ 논쟁으로 글로벌 통신 강국 이미지가 저하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일반 사용자에게 일정 수준 이상 속도는 큰 의미가 없는데도 이동통신사가 속도 마케팅에만 집중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3밴드 LTE-A는 주파수집성(CA) 기술을 활용해 서로 다른 대역 주파수를 묶어 통신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이론상으로 롱텀 에벌루션(LTE)에서는 최다 5개 대역까지 광대역 주파수(20㎒ 폭)을 묶어 최고 750Mbps 속도를 낼 수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