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업계가 중국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못하고 천연가스 수요량을 높게 책정해 곤혹을 겪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호주, 캐나다 등 에너지 기업이 중국 천연가스 예상 소비량을 높게 잡아 천연가스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각) 전했다. 중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천연가스 공급량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수십억달러를 천연가스 생산 비용으로 사용하면서 중국에 프리미엄을 얹어 천연가스를 팔려고 계획해 왔다. 하워드 로저스 옥스포드 에너지연구소(OIES) 연구원은 “사람들은 중국이 계속 성장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액화천연가스(LNG)가 필요할 것이라고 착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에너지 수입량은 줄고 있다. 중국 LNG 수입량은 올해 3.5% 줄어, 작년 10% 증가했던 상황과 대조를 이뤘다. 총 가스 소비량이 과거 두 자리수로 증가해온 것과 달리 올해 소비량은 고작 2%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천연가스 뿐 아니라 알루미늄, 철광석 등 원자재 생산업체들도 중국 자원 소비량을 과대평가했다고 전했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우드매켄지는 2020년 중국 가스 수요를 기존 전망치보다 약 15% 하향 조정해 3600억㎥밖에 안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씨티리서치도 2018년까지 세계적으로 LNG가 2500만톤 과잉공급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중국에 수입된 LNG 수치를 넘어선다.
개빈 톰슨 우드매켄지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중국이 현재 생산되는 가스도 다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지켜 보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숨막힐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가 가스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하고, 산업 구조를 조정한 점이 천연가스 수요량을 줄였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러시아 가스를 공급받기로 한 점도 에너지 업계에는 안 좋은 소식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작년 5월 가스 수송 계약을 체결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