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2.1㎓ 대역 주파수 경매를 놓고 이동통신업계에서 갑론을박이 거세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는 소비자 권익보호, 공정경쟁 명분을 앞세워 난타전을 벌인다.
이슈가 되는 부분은 2.1㎓ 대역 중에서도 100㎒ 폭이다. 현재 이들 대역은 SK텔레콤이 60㎒, KT가 40㎒ 폭을 사용하고 있다. 두 회사는 내놓지 않으려 하고 LG유플러스는 가져오려 한다. 한 번 분배되면 10년가량 사용권이 보장되는 만큼 이동통신서비스 3사는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친다.
경매방식 결정권자인 미래창조과학부는 100㎒ 가운데 80㎒는 기존 사업자에 재할당하고, SK텔레콤이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에 사용 중인 20㎒를 경매에 부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해관계가 얽힌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불만이다. SK텔레콤은 가입자가 이용 중인 주파수 대역 주인이 바뀌면 이용자 불편이 따른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공정경쟁 원칙에 따라 특정대역 재할당 없이 100㎒ 폭 전체를 새로 경매에 부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학자의 견해도 엇갈린다. 한쪽은 사용 중인 주파수가 충분한 효율성을 보이고 있으니 기존 사업자에게 재할당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이론을 펼친다. 다른 한쪽은 2.1㎓ 대역이 핵심 대역인 만큼 공정경쟁 원칙에 입각해 할당기간이 만료된 주파수는 회수 후 동일한 기준 하에 재분배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소비자 권익보호와 공정경쟁은 공공재인 주파수를 할당하는 데 반드시 준수돼야 할 대원칙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사업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명분으로 사용되니 아이러니다.
미래부 결정이 중요하다. 이동통신 사업자 간 소모성 논쟁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소비자 권익보호와 공정경쟁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에 국익을 더해 어떤 방향이 바람직한지를 판단해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내려야 할 결정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결정하는 게 모두에게 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