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혈관 내피세포 세포막 보호 및 항염증 효과를 활성화시키는 수용체에 약물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나노 약물전달체를 개발했다.
배종섭 경북대 약학대학 교수와 김인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공동연구팀(이하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 약물전달체는 살인진드기와 에볼라 바이러스, 메르스 바이러스와 같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는 최근 재료 분야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바이러스와 세균은 혈액을 감염시켜 염증을 일으키는 패혈증의 원인이다. 패혈증은 세계적으로 세 번째로 높은 사망률을 나타내는 난치성 질환이다.
기존 패혈증 치료제는 정상적인 혈액 응고를 방해하는 부작용과 약물이 주사된 후 효능이 반으로 줄어드는 시간(반감기)이 지나치게 짧은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체내에서 철의 주요한 저장물질이며 24개 구성단위가 공모양으로 자가 조립돼 쉽게 약물 전달체를 형성할 수 있는 페리틴을 이용, 나노 약물전달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기존 패혈증 치료제가 지닌 항응고 부작용을 해결하고 31분 정도 이던 반감기를 5시간 43분으로 10배 이상 향상시켰다.
연구팀은 또 제작한 나노약물이 패혈증 쥐 모델 생존율을 개선시키고 패혈증으로 인한 장기 손상, 혈관 염증 반응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배종섭 교수는 “에볼라와 메르스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 원인이 패혈증으로 밝혀졌으나 현재 공인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라며 “이번 연구로 만들어진 약물을 토대로 향후 추가적인 실험과 임상시험을 거치면 패혈증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기초연구실사업과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R&D사업 등을 통해 수행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