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가 중국 당국이 마련한 규제 법안 수용의지를 피력했다. 규제에 맞춰 우버 서비스를 대폭 개편해야 하는 실(失)보다 득(得)이 더 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교통운수부가 디디콰이디, 우버 등 차량공유 서비스 운전자가 택시운전기사 자격증을 갖춰야 하는 내용의 규제법안 초안을 공개했다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우버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규제만 지킨다면 중국 시장에서 차량 공유 사업을 합법적으로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사업 성장률은 떨어질 수 있지만 인구가 7억명이나 되는 중국시장에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이득이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이탈리아,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우버는 불법 서비스로 규정돼 제약을 받고 있다. 우버는 중국이 해외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며 내년 중국 100개 도시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중국 규제 법안에 따르면 차량공유 운전자는 여러 차량공유 앱을 사용할 수 없다. 차량공유 기업은 택시서비스처럼 운행 차량을 등록해야 한다. 운전자와 근로계약을 맺고 차량, 승객 보험도 가입해야 한다. 차량 내 좌석은 7인석 이상이 되면 안 된다. 운전자는 택시 면허를 갖춰야 하며, 운전 경력이 3년 이상이어야 한다. 외국 기업은 반드시 통신사업자 허가를 얻어야 되고, 중국 보안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차량공유 서비스는 중국에 서버를 둬야하며 규제 당국은 해당 서버를 검열할 수 있다. 규제 법안은 좀 더 보완된 뒤 올해 말 최종 법안이 나올 계획이다.
우버는 이미 서버를 중국 내에 두는 등 규제 법안 몇몇 항목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우버 측은 “중국 규제기관과 긴밀히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으며, 중국 법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디디콰이디도 새로운 규제 법안을 반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법안이 중국 내 차량공유 서비스를 위축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장 수 베이징 컨설턴시 애널리시스 연구원은 “만약 개인 소유 차량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차량 공유 서비스에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가 아주 엄격하게 법을 집행한다면 차량공유 산업은 축소되고 요금은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우버와 디디콰이디 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애널리시스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중국 차량공유 시장에서 디디콰이디가 80％ 이상을, 우버가 15％를 차지한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