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암 억제 유전자 기능을 떨어뜨리는 새로운 유전자 변이를 밝혀냈다.
국립암센터는 홍동완 종양면역학연구과 박사연구팀이 하버드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1800명 암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암 억제 유전자가 정상기능을 하지 못하는 기전을 체계적으로 입증했다고 13일 밝혔다. 유전자가 단백질을 생성해 우리 몸에 작용하려면 DNA를 RNA로 발현시키는 과정을 거치는 데 이를 ‘스플라이싱’이라고 한다. 암과 같은 유전적 질환 상당수가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연구에서 비정상적 스플라이싱 결과 암 억제 유전자가 제대로 발현, 재생되지 못해 암 억제 기능을 저해하는 새로운 형태 돌연변이를 밝혀냈다. 대부분 변이 위치가 주요 정보를 담는 유전자 내 엑손 끝자리임을 확인했다.
홍 박사는 “대규모 암 환자 유전체 빅데이터로부터 유전자 변이를 찾아낸 것은 처음”이라며 “이상 스플라이싱 예측 모델이 새로운 암 진단법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강현 국립암센터 원장은 “우수인재 영입과 슈퍼컴퓨터 도입, 네트워크 구축으로 정밀의학 분야 연구를 선도했다”며 “빠른 시일 내 연구 성과를 실제 암 진단·치료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생명공학 분야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 5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