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부착된 센서가 도로 위 정보를 수집해 클라우드로 전송한다. 클라우드에서는 이 정보를 취합, 분석해 달라진 교통정보나 도로정보를 차량 내비게이션으로 다시 내려 보내 운전을 돕는다.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 클라우드 콘퍼런스 ‘리인벤트’에서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 BMW가 제시한 ‘학습 지도(Learning Map)’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일일이 도로를 찾아다니며 측량할 필요도 없고 내비게이션을 번거롭게 업데이트 할 일도 없다. 클라우드 내에서 모든 게 알아서 처리되기 때문이다.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클라우드가 ‘두뇌’ 역할을 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난다. 사람 뇌가 여러 기관에서 감각을 인지하고 행동을 조정하는 것처럼 클라우드 역시 데이터 수집, 분석으로 사물을 제어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실제 글로벌 산업 현장에서 엿보인다. 세계 최대 농기구·중장비 제작 업체인 미국 디어앤드컴퍼니는 트랙터 등 농기계를 클라우드와 연결시켜 스마트 농업을 실현한다. 트랙터 내 600만개 센서에서 수집한 정보를 클라우드 시스템에서 받아 자동으로 씨앗을 뿌린다. 사람이 조종하지 않아도 입력한 대로 정확한 간격과 속도로 파종한다.
클라우드가 데이터를 유통하거나 수집하는 창고 역할을 뛰어 넘어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을 제어하는 수준까지 발전하는 건 컴퓨팅 파워에 있다. 클라우드는 서버·스토리지·네트워킹이 집약된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대규모 ‘빅데이터’ 처리도 가능하다. 여기에 클라우드 기업은 세계 곳곳에 데이터센터를 지어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IoT 디바이스를 제어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은 IoT 시대 클라우드가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 듯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기반 확대를 위한 생태계 구축에 뛰어든 것이다.
이달 초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인 암(ARM)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암의 IoT 운용체계(OS)를 사용하는 기기가 MS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전송, 저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IBM은 최근 자동차 업계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 IoT 서비스를 개발했다. 자동차에서 수집된 데이터와 지리 위치적 데이터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분석된 운전자 정보, 자동차 정보, 주변 도로 상황 등을 자동차 업체에 제공한다. 오는 2020년까지 신차 90% 이상이 IoT 서비스를 탑재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염동훈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 대표는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를 활용해 IoT 솔루션을 개발, 운영한다”며 “손가락이나 촉각으로 신경이 중추신경계로 들어와 의사결정을 내리듯, 클라우드 역시 여러 센서를 보완해주는 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