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케저 지멘스 회장이 우리나라 제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비전 ‘2020년 스마트공장 1만개 구축’ 정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전자·자동차 등 제조업 혁신 전략에 동참하고싶다는 속내다.
조 케저 지멘스 회장은 1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창립 20주년 국제 콘퍼런스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 같은 뜻을 내비쳤다. 한국 정부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제조업 혁신 3.0 전략’ 비전으로 공장 스마트화를 제시한 것처럼 제조업 디지털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고 이 흐름에서 한국과 독일이 승자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의견이다.
케저 회장은 “제조업이 디지털화 수순을 밟으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디지털화를 가장 잘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것을 생산할 것이냐’ 보다는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를 더욱 염두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는 “정확한 작업을 위해 기계마다 최적화된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며 “제조업 디지털화는 업계에 속도·효율성·유연성이라는 3대 경쟁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케저 회장은 디지털 업계 강자인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전통적인 제조업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한 변화를 소개하며 “디지털화로 얻을 수 있는 경쟁력은 한국경제 기둥인 자동차 ·전자산업에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조업 디지털화는 삼성과 지멘스와 같은 대기업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중소 기업도 함께 참여하여 공동 수혜자가 돼야 한다”며 “중소기업 도태를 막기 위해 정부의 디지털화 정책은 R&D 분야와 표준화 단계부터 중소기업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저 회장은 “제조업 디지털화와 더불어 데이터 보안·권리와 관련된 문제를 고민해야 할 때”라며 “국가와 기업의 보안 이해관계, 주요 인프라 보호, 네트워크와 데이터의 사용과 접근 간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치적인 리더십과 세계적인 합의가 필요하고 디지털 영역에 대한 균형 있는 국제 정책과 실행도 수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