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완창 지음. 박주은 옮김. 와이즈베리.370쪽. 1만5900원
전세계 스마트폰 업체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기업중에 결코 빠질 수 없는 기업이 샤오미다.
샤오미는 현재 삼성과 애플을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세계 스마트폰 시장 4위 업체에 랭크돼 있다. 지난 2010년 창업한 회사가 불과 4년 여 만에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시장 경쟁 분야에서 이룬 쾌거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공기청정기, 정수기, 스마트TV, 스마트 운동화, 에어컨 같은 분야는 물론 사물인터넷(IoT) 분야로까지 진출하고 있다.
샤오미는 값싼 짝퉁 제품으로만 중국제품에 대한 인식을 뒤집었다 해서 ‘대륙의 실수’로 불릴 정도다. 하지만 이젠 함부로 샤오미를 폄하하기 어렵게 됐다. 그만큼 샤오미 제품의 진가는 입맛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에게조차 서서히 인정받아가고 있다.
IT업계로 국한해 보자면 가전분야의 하이얼, 통신장비 분야의 화웨이, 인터넷비의 알리바바에 이어 또다른 글로벌 공룡기업이 머리를 드러낸 셈이다. 애플 아이폰을 본뜬 듯 시작한 샤오미는 구글처럼 종잡을 수 없는 사업영역 확장의 식탐(?)을 보이고 있어 더욱더 관심거리다.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샤오미의 놀라운 성장 비결을 궁금해 할 것이다. 이 책은 그 궁금증을 잘 설명해 준다.
대세를 읽고 사업에 뛰어든 레이쥔과 샤오미 공동창업자들이 열광적인 고객참여를 이끌어낸 비결은 한마디로 고객들의 ‘참여감’을 이끌어 낸 데 있었다.
쉽게 풀자면 샤오미는 나름대로 엄청난 진지함으로 고품질 저가 제품을 내놓았다. 그리고 온라인상에서 고객들과 기존방식을 뛰어넘는 엄청난 수준의 상호 유대감을 확보하면서 접점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자금력과 인지도에서 열세였던 샤오미는 전세계 그 어느 기업보다도 빠른 성장세로 글로벌기업이 됐다.
![[북리뷰] 참여감](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5/10/14/cms_temp_article_14151507023591.jpg)
하지만 누구나 이대로 한다고 해서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저자가 진솔하게 밝히면서 강조하는 결정적인 포인트가 하나 있다. 그것은 샤오미가 끊임없이 고객을 친구로 만들려는 진지한 노력을 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즉 고객은 왕이자 친구인 셈이다.
저자에 따르면 참여감은 온라인에서 상호 소통하던 고객들이 샤오미의 일을 기꺼이 도와주고, 더 나아가 샤오미팬인 미펀이 되게 만든다. 이 친구같은 고객들은 샤오미의 제품개발, 유통, 마케팅 등 전 단계에 걸쳐 도움을 준다. 그리고 샤오미는 고품질 저가제품으로 이에 보답한다. 이런 다양한 사례가 소개된다.
저자는 “극치(極致)란 먼저 스스로 미치는 것이다. 기업이 애정을 담아 제품을 내놓으면 사용자들도 깊은 애정으로 보답해온다. 창업 마인드란 조금 통속적으로 말하면 ‘뜨거운 사랑’과 비슷하다. 어떻게 하면 조직에 뜨거운 사랑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직원들 자신이 먼저 샤오미의 팬이 되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샤오미는 이제 ‘고객을 친구로 만들기’ 철학을 바탕으로 참여,공개,공유라는 방식을 전세계에서 가장 잘 실행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가 됐다.(원래 이 웹2.0의 철학을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는 실리콘밸리의 기업이 아니었던가?)
샤오미의 공동창업자이자 디자인책임자인 리완창은 샤오미 경영진이 스마트폰사업에 참여하기 전에 10년간 중국 SW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진산’ 라는 회사를 운영했고, 성공한 경험을 가졌었다는 점도 밝히고 있다. 결국 샤오미라는 회사가 단 4년 만에 세계적인 기업이 된 데는 탄탄한 SW분야의 인력과 성공경험이 작용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저자는 자신들이 성공의 비결을 밝혀도 그대로 따라하기는 쉽지않을 것이란 자신감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실제로도 그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책에는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가 말했다는 “태풍(업계의 대세)의 길목에 서 있으면 돼지(샤오미)도 하늘을 날아 오를 수 있다...”는 얘기도 소개된다. 책표지에 샤오미의 상징색인 오렌지색 표지에 돼지가 둥둥 떠있는 이유다.
‘참여감’은 반드시 IT분야의 종사자가 아닌 이들이 읽어봐도 좋을 만한 책이다.
인터넷시대의 마케팅과 고객과의 교감방식, 공감을 끌어내는 법의 비결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샤오미 제품은 한국시장에도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 샤오미가 중국과 다른 환경을 가진 한국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참여감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전개할지가 궁금해진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