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국내외 대기업과 중소기업 반도체 설계 지식재산(IP)을 한데 모아 공유·가공·유통할 수 있는 ‘IP-SoC 이노베이션센터’를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창업이 전무한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스타트업을 다방면으로 지원하는 ‘반도체 창조경제 혁신센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시스템반도체 기업에 대응해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에 여느 때보다 생태계 활성화 의지가 강하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15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반도체산업 발전전략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내 시스템반도체 활성화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중소 팹리스 기업을 주축으로 꾸린 시스템반도체발전전략위원회에서 의견을 도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반도체 IP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IP-SoC 이노베이션센터’ 설립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기존 반도체설계재산유통센터(KIPEX)는 IP를 모아 제공하지만 IP를 각 용도에 최적화하는 기술 가공은 개별 기업 몫이다. 전문 인력·비용 부족 문제를 겪는 중소기업 현실상 IP를 제공받아도 활용하기 힘든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다.
협회 내 전략위원회는 IP-SoC 이노베이션센터를 중심으로 국내 중소 팹리스가 보유한 IP를 모으는 것은 물론이고 대기업이 보유한 유휴 IP와 해외기업 IP, 국가 연구개발 결과물을 모아 공유·유통·가공하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시스템반도체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창업 아이디어를 위한 멘토링과 기술 연구 지원, 인큐베이팅을 위한 교육·투자, 창업 후 제품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일괄적으로 지원하는 ‘반도체창조경제혁신센터’ 필요성도 제기했다.
반도체창조경제혁신센터는 시스템반도체 스타트업이 창업부터 실제 제품을 양산하기까지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모델이다. 웨이퍼 한 장에 여러 개발 프로젝트를 모아 시험 생산하는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와 반도체설계자동화(EDA) 툴을 지원해 초기기업이 느끼는 비용 부담을 줄일 것으로 전략위원회는 기대했다.
사무공간과 테스트 장비도 지원한다. 투자유치, 판로 개척까지 전문인력 부족으로 겪는 어려움을 타개해 성공적 창업이 되도록 돕는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이번 의견은 중소 시스템반도체 기업이 겪는 고질적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 방안을 민간 기업 아이디어로 마련한 것”이라며 “중국의 대규모 투자와 빠른 성장, 반도체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면 중소기업-대기업-대학-기관-정부가 힙을 합쳐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