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선진국 경제제재 해제를 앞둔 이란 전력시장 공략을 위해 발전공기업이 나섰다.
한국서부발전은 협력 중소기업과 함께 이란 현지 사무소를 개소하고, 이란 전력·기자재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핵협상 타결에 따른 경제제재 공식 해제에 한발 앞서 현지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향후 국가재건 수준의 투자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란 시장에서 한국 공기업과 중소기업 활약이 기대된다.
18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은 이란 전력시장 신규 수요 확보를 위해 시장개척단을 파견했다. 시장개척단은 수출상담회와 현지 전력기업과 양해각서(MOU) 교환, 이란 대사관 방문, 현지 사무소 개소 등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지난 13일 이란 의회가 핵협상 합의안을 승인한 이후 곧바로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 강화와 함께 마케팅 활동에 돌입한 셈이다.
이번 시장개척단은 지난 7월 우리나라에서 진행한 이란 바이어 초청 행사 답방 행사 성격도 가졌다. 서부발전은 한국기계산업진흥원과 함께 이란 핵협상 타결에 앞서 ‘이란 바이어 초청 중소기업 수출상담회’를 가졌다. 당시 마프나(MAPNA)를 포함한 이란 전력기업 담당자가 여럿이 방한해 서부발전 협력 중소기업과 수출상담을 벌였다. 방문단은 서부발전 태안화력본부와 해강알로이·화인유니켐 등 중소기업을 현장 견학하기도 했다. 그때 이란 측 바이어는 대용량 발전소 기술 이전과 관련 제품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내비쳤고, 그 후속 작업으로 이번 시장개척단 파견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번 개척단에는 기계산업진흥원은 물론이고 7월 바이어 초청 행사에 참여했던 중소 협력사 다수가 동행했다. 서부발전은 마프나와 전력분야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를 교환할 계획이다. 마프나는 우리나라 한국전력처럼 이란 국영 전력기업으로, 앞으로 인프라 투자나 기존 전력망 개선 등 다수 프로젝트를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 참여 기회나 제안도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화인유니켐, 에이치케이씨(HKC), 해강알로이, 디(D)에코에너지, 진흥기공 5개 업체는 ‘파워페르시아’라는 특수목적법인을 만들어 이란 시장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서부발전은 현지 사무소 입주 비용 지원 등 협력사 현지 판로 개척을 도울 방침이다. 5개 협력사는 이란 수출 성과 중 일부로 임대비 지원 등을 향후 갚아나갈 예정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협력 중소기업과 현지 사무소를 마련한 것은 이란이 처음”이라며 “핵협상 타결 보다 앞서 진출을 준비했던 만큼 이란 경제제재 해제로 기대되는 신규 시장을 적극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