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팬택 새 주인으로 확정됐다. 컨소시엄은 팬택 사명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3부는 지난 16일 회생담보권자와 회생채권자 등이 참석한 팬택 관계인집회를 열고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 팬택 인수를 확정했다. 관계인집회는 팬택을 신설법인과 존속법인으로 분할해 신설법인을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방식을 승인했다. 법원은 팬택이 마련한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존속법인이 공장 등 기존 자산을 매각하는 청산 절차가 남았지만 법적 절차는 사실상 종료됐다. 팬택은 지난해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여러 차례 인수작업이 불발에 그쳤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투자자와 논의해 추가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팬택 부활에 나선다. 현지 이동통신사, 유통업계, 정관계 인사와 협력을 논의 중이다. 조만간 현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팬택은 1년 이상 정상영업을 못했다. 영업 재개 시점은 일러도 내년 상반기로 전망된다. 내년에 국내에서도 팬택 신제품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컨소시엄은 팬택 사명은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팬택이 제품 생산을 어디서 할지는 정해진 바 없다. 국내 사업을 일부 유지하더라도 부활 거점이 해외라는 사업 방향에 변함이 없다는 점, 생산과 판매는 인도네시아에서 하겠다는 계획 등을 고려하면 국내가 아닌 해외 생산 가능성이 높다. 전문업체를 활용한 외주제작도 점쳐진다.
정준 쏠리드 대표는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등 모든 개발도상국이 수입만 하는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국내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어 과거처럼 완제품 수출로는 사업이 어렵다”며 “팬택은 기술력을 가진 기술 중심 회사로 발전시키고 현지 협력사가 나머지를 책임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컨소시엄은 경쟁력 있는 중저가폰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펼칠 계획이다. 팬택 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등 다른 분야에서도 성장 기회를 발굴한다. 중계기를 비롯해 쏠리드 주력 사업인 통신장비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직원 6명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팬택은 지난 24년간 누적 매출 29조원, 누적 수출액 14조원 등 대한민국 경제 한 축을 담당해왔다. 업계는 팬택이 부활에 성공해 기술력과 도전정신을 가진 중소기업에 다시 한 번 꿈과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