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성과만큼 많은 과제

사상 첫 정부 주도 대규모 할인 행사로 주목받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7000여억원 매출 증대 효과를 거뒀다. 4분기 민간소비 0.2%P, 국내총생산(GDP) 0.1%P 상승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제조업체 참여 확대와 전통시장 연계 강화는 과제로 남았다.

18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진행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백화점·대형마트 등 22개 주요 참여업체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7194억원(20.7%) 증가했다.

롯데·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은 매출이 2669억원(24.0%) 늘었다. 최근 수년 매출 증가가 정체됐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두 자리수 매출 증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매출은 357억원(3.6%) 늘었다. 추석 직후가 전통적 비수기임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G마켓·11번가 등 온라인쇼핑몰 매출은 2161억원(28.9%) 늘었다. 전자제품 전문점인 하이마트·전자랜드는 353억원(20.9%) 매출이 증가했다.

정부는 “전자제품 유통업계는 짧은 준비 기간에도 공격적 마케팅으로 20.9% 매출 증가를 달성했다”며 “내년부터 할인행사를 정례화하고 연초부터 행사제품 생산을 기획하는 등 충분히 준비하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전자제품이 대표 품목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은 1654억원(36.3%) 매출이 늘었다. 담배값 인상 효과를 제외한 실질적 매출 증가 효과는 524억원(11.5%)이라는 분석이다.

행사를 중국 국경절, 코리아그랜드세일과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8.5% 늘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처음 증가세로 전환했다.

정부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4분기 민간소비를 0.2%P, 국내총생산(GDP)를 0.1%P 높인 것으로 평가했다. 행사기간 백화점·대형마트 등 소매업종 매출이 추세상 추정 매출 증가액을 빼더라도 평소보다 43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부가가치 유발액은 3500억원으로 우리 경제 분기별 소비지출 규모 약 0.2%에 해당한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성과 못지않게 과제도 많이 남겼다. 관 주도로 행사를 기획하다보니 민간 유통업체가 세워놓은 사업 일정과 맞지 않았다. 정부가 내수 부진을 면하기 위해 무리수를 취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형 유통업체에 비해 어려움이 큰 전통시장·영세상인은 행사에 따른 수혜가 적었다. 제조업체 참여도가 낮아 주요 제품 할인 폭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로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충분한 준비기간 제공, 제조업체 참여 확대, 전통시장·영세소상공인 지원 강화 등 보완이 필요한 사항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유통업체, 소비자, 제조업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연말까지 행사시기, 기간, 행사명 등 내년 시행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주요 참여업체 매출 실적


자료: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성과만큼 많은 과제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