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넥슨-엔씨 경영권 분쟁이 남긴 교훈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이 마침표를 찍었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보유 지분을 블록딜 형태로 모두 매각했기 때문이다. 3년6개월간 ‘불안한 동거’가 일단락되면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게 됐다. 두 회사가 본업인 비즈니스에 전력투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넥슨은 6000억원대 매각대금을 기반으로 인수합병(M&A) 등 글로벌 비즈니스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 역시 게임개발사로서 신작 출시에 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경영권 분쟁으로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했던 것을 감안하면 환영할 일이다.

두 회사 갈등은 협업(콜라보레이션) 비즈니스에서 시사점을 남겼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협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처음에 손을 잡은 것은 글로벌 게임사 EA 공동 인수였다. 양사가 시너지를 얻기 위해 처음엔 호의를 갖고 시작했다. EA 인수가 불발된 이후에도 게임 공동개발과 같은 협력 비즈니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양사 경영진과 조직원은 커뮤니케이션 실수로 서로 반목했다. 결국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되면서 본연의 업무보다 소모전에 에너지를 낭비했다. 커뮤니케이션만 원활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운 이별’도 가능했다. 이런 점에서 김택진 대표와 김정주 대표의 리더십이 아쉬운 대목이다.

또 하나는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 대표기업으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껴야 한다는 점이다. 두 회사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면서 소비자들은 게임 기업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로의 이익에 매달린다는 인상이 강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게임기업은 사회적 책임보다 이윤 추구에 연연한다는 비판이 많은 게 현실이다. 대표 기업이 보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로 이슈를 만들지 못할망정 누워서 침을 뱉는 격이었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두 회사는 경영권 갈등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사랑받는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