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를 저장하지 않고, 아예 없애버리거나 다른 물질로 바꾸면 어떨까?’
이런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기술이 탄소포집 처리와 전환이다. 발전사업자를 중심으로 주로 연구되고 있는 방법이 미생물 광합성을 이용한 것이다.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석탄화력 발전 때 나오는 배출가스로 공급하는 식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균주 선발과 광배양기 모듈 개발로 탄소 전환물질 생산 기초 공정을 개발 중이다. 발전소 배기가스를 활용, 1톤 규모 미세조류를 배양해 의약품 등에 쓰이는 황산화물질과 고급사료 등을 만들어낸다. 지역난방공사는 지금까지 성과로 10톤 규모 바이오매스와 고부가가치 상품 생산시스템을 완성할 계획이다.
미세조류 활용 기술은 해외 기업도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다. 엑슨모빌 등 글로벌 에너지기업은 200여개 프로젝트에 2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신기술 확보에 열을 올린다. 도시와 같은 협소한 공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폐쇄형 박막 광반응기 시스템은 이제 초기 단계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
10톤 규모 설비면 연간 6만여톤 탄소를 전환할 수 있고, 6억원의 고가물질 매출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도시형 광반응기 기술과 미세 조류 다양화로 한국형 제품 생산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LCD용 편광필름과 태양광소재 등 첨단 전자소재로 활용되는 초산을 생산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미 해외에선 메탄올 카프보닐화 반응에 의한 비균일계 초산 제조와 합성가스에서 직접 초산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한국화학연구원이 탄소 기반 초산 제조를 위한 친환경 실증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연간 20톤 내외 데모플랜트를 세워 시제품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이 밖에 탄산무수화 효소를 이용한 탄소 전환과 개미산 제조 기술 등이 함께 개발되고 있다.
탄소포집처리와 전환 기술은 저장 대비 비용이 저렴하고 누출 위험도 없다. 화학적 생물학적 전환기술로 고가물질과 연료, 화학제품 등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에 사용하는 물질과 가격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탄소전환 효율 증대와 생산가격을 계속해서 낮춰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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