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헌 창조경제타운 단장 younghunh@kisti.re.kr
지난 9월 16일부터 10월 8일까지 23일간 창조경제타운에서 ‘2015 창조경제타운 모의 크라우드펀딩 콘테스트’가 진행됐다. 내년 1월 26일 본격적으로 시행될 크라우드 펀딩 가능성을 타진하는 동시에 국민에게 크라우드 펀딩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창조경제타운에 제안되고 멘토링을 거쳐 사업성을 검증받은 25개의 우수 아이디어가 참가했다.
이번 콘테스트는 잠재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콘테스트 기간 동안 1만4000여명이 2만4000회 이상 행사 페이지를 방문했다. 또 총 3006명이 6790건의 투자를 집행했으며 총투자금액은 112억원에 달했다. 그간 몇 차례의 모의 크라우드 펀딩 행사가 진행됐지만 단연 가장 많은 사람이 참여한 행사로 기록됐다.
이번 행사에서 18억원의 모의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1위를 차지한 ‘낙상방지 휠체어’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을 수상했고,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얼굴인식 보안 단말기’가 2위, 13억원을 유치한 ‘필픽’이 3위에 들었다. 특히 1인창조기업 YB소프트에서 개발한 ‘낙상방지 휠체어’는 향후 노인이나 어린이, 노약자들이 이용하는 휠체어나 보행기, 유모차 등에 바로 적용될 수 있는 기술로 지난 15일에 거행된 수상식장에서 참석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이제 한국에 도입되는 크라우드 펀딩 제도는 외국에 비해 많이 늦은 것이다. 이미 미국에는 킥스타터, 쿼키(금년 9월 파산신청), 인디고고 등 세계적으로 명성을 보이는 크라우드 펀딩 회사가 있으며 영국의 크라우드큐브, 독일의 스타트넥스트 등 크라우드 펀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회사들도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여 좋은 결과를 얻는 사례가 많다. 이번 행사에서 5위를 차지한 J&K사이언스의 몬스터 건전지(마이크로 USB 단자가 있는 충전 가능한 표준타입 건전지)는 미국 대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에서 6만9000달러(2015년 3월)를, 인디고고에는 4만3000달러(2015년 4월) 자금을 유치했다. 또 다른 창조경제타운 아이디어인 우린의 초슬림 무선 키보드 위키는 인디고고에서 2만7000달러(2015년 6월) 펀딩을 받은 바 있다.
한국에서는 이번에 모의 크라우드 펀딩 콘테스트를 진행한 오픈트레이드 등이 사업을 준비 중이고, 관련 기관이 크라우드펀딩협의회(회장 고용기 오픈트레이드 대표)를 구성해 아이디어를 나누며, 내년을 준비 중이다. 창조경제타운에서도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K-엔젤스와 함께 매월 진행하는 창조경제 투자 퍼레이드에 크라우드 펀딩을 상시 적용하도록 해 투자기회를 확대하고자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는 말처럼 내년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크라우드 펀딩 제도가 스타트업에 많은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유망한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기업도 돕고, 자신도 경제적으로 유익을 얻으려고 하는 많은 투자자에게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번에 콘테스트에 참여해 고객과 소통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비록 모의투자였지만 크라우드 펀딩 경험을 쌓았던 기업이 내년에 시작되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보다 큰 도약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콘테스트에서 가능성을 확인했기에 크라우드 펀딩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내년 1월 26일이 진심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