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흥행해 수익이 나면 영화 시나리오 작가에도 수익을 배분해야 한다. 제작사가 영화화하지 않고 권리를 보유하는 기간도 5년으로 제한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영화산업 분야 새 시나리오 표준계약서를 20일 발표했다.
시나리오 표준계약서는 지난 2012년에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마련한 표준계약서를 바탕으로 작년 7월부터 관련 협회와 단체의 의견 수렴을 거쳐 작성됐다.
당초 시나리오 표준계약서는 △집필 기간을 명시하지 않고 계약을 하거나 △집필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작가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등 작가에게 불리한 계약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번에 마련한 계약서는 그간 영화계에서 활용도가 낮고 저작권과 관련해 일부 불명확하거나 모호한 부분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 지난해 개봉영화 중 기존 표준계약서를 사용한 작품은 12.5%에 그쳤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시나리오 작가가 갖는 저작권 권리 확대다.
새로운 표준계약서는 영화가 흥행해 순이익이 발생할 경우 작가에게 수익지분 지급을 의무화했다. 시나리오를 영화화하는 권리를 제외한 출판, 드라마, 공연 등 2차 저작물 권리는 작가에게 있음을 명시했다. 제작사의 영화화 권리 보유 기간도 5년으로 제한하고 집필 중단 시 집필 단계와 중단 주체에 따라 권리와 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등 작가의 저작권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적정 대가를 지급하도록 했다.
문화부는 새롭게 마련한 표준계약서가 정착되도록 정부 사업과 연계할 계획이다.
윤태용 문화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앞으로 영화업자가 정부나 정부 출자 펀드에서 제작 지원 사업을 지원받는 경우 표준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해 표준계약서가 업계에서 확산되고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