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광대역통합망(M-BcN)이 지난 5년간 850여 차례나 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틀에 한 번꼴로 통신에 문제가 생긴 셈이다. M-BcN은 육해공 사령부와 각 군단 등 상급 기관을 연결하는 유선 지휘통신망이다. 장애가 일어나면 군 작전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20일 전자신문이 입수한 손익춘(새누리당), 백군기(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M-BcN이 구축된 2011년 이후 최근까지 총 854번 장애가 발생했다. 2011년 141번을 시작으로 2012년부터 218번, 217번, 221번, 57번 망에 문제가 생겼다.
국방부는 통신 장애뿐만 아니라 건설·토목 공사에 의한 케이블 두절, 단순 경보 알람에 의한 단순장애 등이 포함된 수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손 의원이 국방부 정보화기획관실 정보통신기반체계담당관실과 주고받은 서면 질의응답 자료에 따르면 최근에도 심각한 전산장애가 여러 번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에는 오후 5시 50분부터 8시 44분까지 세 시간 가까이 영내 변압기 불안정에 의한 정류기 오작동으로 174분간 통신망이 두절되는 ‘주 노드 고립’이 발생했다. 지난달 11일에는 오후 3시 31분부터 4시 34분까지 한 시간 넘게 선로품질 저하, 작업오류로 인한 ‘보조 노드 고립’을 겪었다.
주 노드는 군 사령부가, 보조 노드는 군단급에서 쓰는 통신망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고립은 해당 부대(사령부 또는 군단) 통신망이 두절되는 상황을 말한다. 4월 장애 때는 사령부 단위 부대가, 지난달에는 군단 단위 통신망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다. 한 시간 넘게 지휘통신망이 마비되면 정보 전달과 작전 수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손인춘 의원실 관계자는 “M-BcN 구축 후 장애가 잦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국방부에 서면 질의를 했고 이 같은 답안을 받았다”며 “현재 국방부로부터 대안 마련과 관련한 추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의원실에 제시한 대로 854번 장애가 발생한 것은 맞지만 우회경로(이중망)가 있기 때문에 실제 통신망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네트워크상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경고도 장애에 포함됐기 때문에 수치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박준홍 국방부 정보화기획관실 대령은 “큰 장애로 파악된 것도 운영자 단순 조작실수에 의한 것”이라며 “연·월간 장애를 주기적으로 분석해 운영자 교육 등 원인에 따른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국회 지적이 제기되자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유지보수 업체 직무교육 강화, 회선 장애에 따른 손해배상 조치, 현장 감독 통제 철저 등 대책을 수립했다. 비상전원 점검과 공급체계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망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M-BcN 사정을 잘 아는 한 네트워크 전문가는 “망 이중화는 단순한 선로 이중화에 불과해 전송장비나 발전기, 정류기, 축전기 등에 문제 발생 시 대응이 어렵다”며 “선로뿐만 아니라 전원과 장비, 관로 등 전체 통신망 이중화가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M-BcN 구축 후 장애 발생 현황
자료:국방부 정보화기획관실 정보통신기반체계담당관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