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불똥맞은 스위스시계 판매 급전직하

3분기 수출, 전문가 예상보다도 2~3배 더 빠른 추락세

애플워치의 거센 공세를 맞은 스위스시계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도 2~3배 더 빠른 추락세를 보였다.

애플인사이더 등 외신은 20일(현지시간) 3분기 중 스위스 시계 수출이 지난 2009년 이래 최악의 하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는 이전까지 활기를 띠었던 주 고객 시장인 싱가포르,타이완,아랍에미레이트,한국은 물론 홍콩,중국시장에서의 급속한 판매 추락세로 인한 것이다.

이같은 스위스시계 수출의 급 추락세 배경으로는 애플워치의 등장이 꼽히고 있다.

애플워치의 공세로 3분기중 스위스시계 판매가 지난 2009년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200~500달러대 제품이 크게 잠식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애플워치. 사진=애플
애플워치의 공세로 3분기중 스위스시계 판매가 지난 2009년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200~500달러대 제품이 크게 잠식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애플워치. 사진=애플

스위스시계산업조합(FSWI)은 지난 9월 중 수출시장 추락세 9.9%가 분기수출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조합은 분기 중 스위스시계 수출이 8.5% 하락한 것으로 집계했다. 또 “이 부정적인 변화는 아시아는 물론 다른 수출시장으로도 확산될 것이며 올해 수출시장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시계의 아시아시장 점유율은 12.7%로 떨어졌다. 로이터는 “이는 분석가들의 예상 판매하락 전망치보다 2~3배 더 떨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시계의 모든 가격대 제품이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가장 큰 영향은 200~500달러대 제품군에서 발생했다. 이 가격대 스위스시계 제품 판매량은 14.5%나 떨어졌다.

스위스시계산업조합은 “이는 애플워치가 스위스시계산업의 몫을 떼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속에서 엘마 목 스와치공동발명자는 올 초 “애플워치가 전통적인 시계산업과 일자리에 많은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500~1천달러 가격대의 스위스시계는 정말로 위협에 처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애플이 노리는 주된 고객시장은 스위스시계의 시장과 겹치고 있다. 특히 애플이 주된 고객시장으로 삼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부딪치고 있다.

본토벨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의 스와치는 중저가 시계 시장의 60~65%를 차지하며 이 가격대 시장에서 유일하게 강력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스위시 시계업체로 알려지고 있다. 이 은행의 분석가는 “애플워치의 강력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시계산업계는 시계제조 기술 노하우를 갖고 있기에 낙관적이다. 스위스시계 업계는 애플워치 및 유사시계와 경쟁하기 위해 자체 스마트시계를 내놓을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스와치는 최근 중국에서 애플페이와 유사한 전자결제기능을 가진 시계를 소개한 바 있다. 애플은 아직까지 미국과 영국 외에 애플페이 결제 제휴은행을 확보하지 못했다.

스와치가 최근 중국시장에 내놓은 벨라미시계. 사진=웨이보
스와치가 최근 중국시장에 내놓은 벨라미시계. 사진=웨이보

닉 하이예크 스와치CEO는 손목시계결제와 시간을 보여주는 것 외에 보다 복잡한 전화걸기등의 기능이나 SW앱플랫폼에서 애플워치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소비자 기술 회사다. 우리는 소형화된 휴대폰을 소비자의 손목에 채워주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