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A통상 박 대표는 내년에 있을 채용계획 예산안을 보자 숨이 턱 막혔다. 채용광고, 설명회, 면접 등 이것저것 다 합쳐서 족히 몇 천만원 지출이 예상된다. 예산을 줄이자니 좋은 인재를 그냥 놓칠 것 같아 진행은 해야겠는데, 같은 돈 들이고도 더 효과적으로 채용하는 방법이 없을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세계적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는 최근 내놓은 한 보고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성공적인 채용을 위해 HR부서와 마케팅 부서가 서로 활발히 인터플레이, 즉 상호작용해야 한다”고 말이다. 채용을 그냥 사람을 뽑는 데에만 그칠 게 아니라 마케팅 도구로도 써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회사에 딱 맞는 인재도 뽑고 브랜드 이미지도 올린 똑똑한 회사가 있다. 바로 네덜란드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Heineken). 이 회사는 2013년에 ‘지원자(The Candidate)’라는 채용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 방법이 매우 독특했다. 면접 과정 중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세 가지 상황을 연출하고 지원자 반응을 영상에 담은 것이다.
첫 번째, 면접 장소까지 안내하러 온 직원이 대뜸 지원자 손을 잡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면접장까지 함께 걷는다. 두 번째, 한참 면접을 하던 면접관이 갑자기 쓰러진다. 마지막 세 번째 상황에선 비상벨이 울리면서 면접을 하던 지원자들에게 밖으로 빨리 탈출하라고 한다. 겨우 밖으로 빠져나오면 구조 작업을 하던 소방관들이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너무 당황스러운 연출 같은가. 사실 여기에는 다 의미가 있다. 하이네켄은 회사 ‘핵심가치’인 즐거움(Enjoyment), 존중(Respect), 열정(Passion)을 이 안에 녹여냈다. 주어진 상황에서 지원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고, 하이네켄의 유쾌하고 독특한 문화를 잘 받아들일 수 있을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어떻게 배려할지,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이들은 이 면접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서 회사 포털에 올렸고 최종 합격자를 직원들이 직접 뽑게 했다. 이런 방식으로 선발하니 핵심가치에 가장 부합하는 인재를 고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효과도 있었다. 바로 직원들이 이 영상을 보면서 회사에서 바라는 인재상을 다시 한 번 마음속 깊이 새기게 된 것이다. 또 직원 한 명을 뽑는 데도 이렇게 열정을 다하는 회사에 더 높은 충성심을 갖게 됐다.
하이네켄은 이 특별한 채용 과정을 자사 마케팅 도구로 활용했다. 홈페이지에 ‘우리는 이런 독특한 면접을 진행했고 내부 투표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중’이라고 올렸다. 사람들은 누가 과연 하이네켄에 입사할지 무척 궁금해 했다. 그리고 대망의 결과 발표날, 최종 합격자로 뽑힌 이를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축구장 전광판으로 발표했다. 이 모든 과정은 온라인 마케팅에도 활용됐다. 하이네켄은 이 모든 채용 과정을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었고, 유튜브에 올렸는데 그 조회 수가 500만건이 넘을 만큼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또 각종 매스컴에서는 ‘기이한 면접’으로 이 영상을 앞다퉈 소개했다. 덕분에 ‘하이네켄에서 일하는 사람은 즐거움과 존중, 열정이 넘칩니다’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할 수 있었다. 이 독특한 채용 이벤트 효과는 다음 번 채용에서 곧바로 나타났는데 입사하겠다는 지원자 수가 무려 317%나 늘었다.
▲오늘의 아이디어
이왕 쓰는 채용 비용, 더 큰 효과를 얻고 싶은가. 그렇다면 채용을 그저 ‘사람 뽑는 일’로만 국한시키지 말고 하이네켄처럼 그 과정에 핵심가치를 재미있게 녹여보면 어떨까. 우리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뽑는 동시에 마케팅 효과까지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정리=윤희정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