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차세대 낸드플래시 시장 선점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마이크론과 공동 개발에 나선 데 이어 중국을 생산거점으로 선정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2010년부터 65나노미터 기반 프로세서를 생산하던 중국 다롄 팹이 대상이다. 향후 3~4년간 최고 55억달러(약 6조2260억원)를 쏟아부어 차세대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 기지를 구축한다.
인텔은 미국 외에 위치한 생산 라인에서는 2세대 늦은 제품만 생산한다. 중국 라인은 단순 조립 생산 위주였다. 오래 유지해온 생산 원칙을 깰 만큼 인텔은 중국 시장을 중요하게 판단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인텔이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에 엄청난 특혜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투자에 들어가는 다롄 팹은 내년부터 3D 낸드를 생산한다. 최장 5년간 투자를 이어가면서 생산량도 함께 늘린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마이크론과 공동 개발한 3D크로스포인트 기술 기반으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도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인텔은 차세대 낸드플래시와 SSD 기술 공공 개발에 이어 중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한 다음 또다른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추진한다. 프로세서로 PC시장에서 군림하던 시기는 지나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모바일 시장을 타깃으로 기술 개발 파트너와 생산 거점을 혁신하고 있다.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겨냥한 새 판을 그려나가고 있다. 수십년간 PC시장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력이 인텔이 가진 최대 무기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낸드플래시와 SSD 시장을 겨냥해 공을 들이고 있는 우리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는 가장 큰 위협 대상이다. 본격적인 경쟁은 다롄 팹이 가동하는 내년 하반기 시작된다. 메모리 산업 특성상 한번 뒤처지면 경쟁 레이스에서 사실상 영원히 탈락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글로벌 공룡 기업 진격에 맞설 대응책을 지금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