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퇴직자 30명에 첫 보상금 지급

삼성전자가 8년 만에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에 보상금을 지급했다. 조정위원회가 제안한 중재기구가 아닌 자체 보상위원회를 거친 보상이지만 피해자들이 지난 8년간의 기다림 끝에 보상을 받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1차로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30명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합의를 완료했다고 21일 밝혔다.

현재까지 보상 신청자는 90여명이다. 반올림 제보자, 산재 신청자, 협력사 퇴직자가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보상신청과 서류 제출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이달 말에 보상금 수령자가 5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발병자와 가족들의 서류 준비와 독립적 기구인 보상위원회 심의 등에 시간이 걸린다”며 “변호사나 노무사 등이 직접 발병자를 방문해 서류 접수 등을 돕고 있어 보상금 수령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보상 대상자를 찾아가 권오현 대표이사 명의 사과문도 개별적으로 전달했다. 사과문에는 “발병자와 가족의 아픔을 헤아리는데 소홀한 부분이 있었으며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을 담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LCD부문에서 근무한 퇴직 임직원과 협력업체 퇴직자 중 백혈병 등 특정질환 발병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18일부터 보상접수를 시작했다. 별도 보상위원회를 발족하고 세부 보상기준을 마련했으며 가족대책위원회도 같은 날부터 접수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2월 31일까지 홈페이지, 전화, 이메일 등으로 보상 신청을 접수한다. 보상 신청자가 희망하면 실무위원이 직접 방문해 신청 절차를 지원한다. 세부 보상 기준은 인터넷 보상접수 사이트(www.healthytomorrow.co.kr)와 삼성전자 공식 블로그(www.samsungtomorrow.com)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족대책위 보상 접수는 휴대전화(010-4918-3332, 010-4720-3334)로 하면 된다. 보상신청자가 희망할 경우 가대위측 노무사와 변호사가 가대위 위원과 함께 찾아가 보상 접수를 지원한다.

한편 반올림은 삼성전자가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보상을 집행하는 등 사회적 차원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삼성 본관에서 14일째 농성 중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