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마음이 울렁거린다. 10월의 제주는 특별하다. 억새는 물론 모슬포 방어를 만날 수 있다는 설레임으로. 상업지 중심의 따분한 박물관 코스만으로 만족하기 힘든 소비자들의 욕구는 역시 먹방을 빠트릴 수 없다. 짙어가는 제주의 가을, 먹방에 대한 준비는 끝, 오늘은 제주 향토 음식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곳으로 고고씽.
서귀포 중문 맛집 중문랜드의 키워드는 오밀조밀함이다. 전통적인 흑돼지부터 수산물은 물론 소프트한 단품 음식까지 향토음식 메뉴로 빠지는 법이 없다. 게다가 세련되고 웅장한 식사 환경은 서울 손님들에게도 구색에서 밀리지 않는다.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여행 온 사실 조차 잊게 만든다. 넓직하고 깨끗한 오픈키친은 주방을 바로 볼 수 있고 요리사와 대화도 가능하다. 덕분에 ‘올드제주’의 먹방은 사라지고 잠시 럭셔리한 제주 미각을 즐겨 볼 시간이 왔다.
먼저 갈릭 크랩 새우가 좋다. 버무려진 소스가 맛은 물론 비주얼만큼이나 매력적이다. 평소 좋아하는 초밥들은 살점이 두툼해 식감이 묵직하다. 까서 먹기에 다소 불편함이 많은 딱새우는 색감이 너무 좋아 거부할 수가 없다. 연어는 또 어떤지, 칼라와 식감이 신선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피자도 괜찮다. 얇게 볼륨된 씬피자라 아이들도 가볍게 먹을 수 있어 좋아한다.
이 정도만으로도 도시 여행자를 만족시키는 건 시간문제. 서너 가지 섭취만으로도 포만감과 교차하는 여행자의 만족감. 하지만 여기는 제주, 돔베고기나 버섯구이와 함께하는 흑돼지 구이는 역시 제주의 먹방으로 제주산 활전복구이도 빠트리면 서운하다. 두툼하면서도 노릇한 살점에 눈이 먼저 만족한다.
말고기 초밥도 양념 간이 적절해 한 점 두 점 끝이 없이 들어간다. 말고기는 섬유질이 풍부해 건강에도 좋고 무엇보다 치아에 부딪히는 식감이 온유해 도시 여행지들도 즐겨한다. 제주를 느끼기에는 회국수나 물회도 좋다. 여름철에 특히 단품으로도 지역에서 인기인 두 가지는 메인 음식들과 섞어 먹어도 손색이 없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매생이 게살스프나 몸국, 성게국도 추천할 만하다. 특히 몸국은 제주에서 잔치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오던 음식이라 꼭 한 번 맛 볼 것을 강추한다.
가만히 살펴보면 빈 그릇들은 종사자들의 빠른 대응으로 음식물이 채워지고 중문랜드의 분위기가 럭셔리해 함께 동반한 사람들을 만족시키기에 손색이 없다. 주차 환경이 좋고 중문관광단지로 들고 나는 길이라 이용에 불편함이 없는 점도 추천의 이유 중 하나이다. 여행자의 넉넉지 못한 지갑으로 이 정도 수준높은 음식을 뷔페로 취할 수 있는 행복, 제주여행의 덤이다. 여행자로 변신한 도시 비즈니스맨들의 취향을 만족스럽게 뽑아냈다.
10월말 ‘중문랜드’ 제주향토음식뷔페에는 모슬포에서 잡아 올린 방어를 빠트릴 수 없다. 빠알간 육질이 주는 싱싱함도 좋지만 방어의 압권은 역시 말랑하고 부드러운 고소함에 있다. 1월까지 제한된 철에 만나는 방어회의 즐거움은 놓치지 말자. 문어숙회, 제주 자리돔 강회도 좋지만 디저트로 감귤과즐, 어른, 아이 상관없이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제주형 디저트들이 마련돼 있다. 역시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거리들을 사랑해 주는 일. 제주 여행에서 중요한 일이다.
‘중문식당’의 마지막 매력은 바로 식당 3층에 위치한 사격장이다. 실탄 사격 및 비비탄 사격 체험을 할 수 있다. 안전장치가 잘 돼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식사 후에 소화도 할 겸 3층의 사격장에서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사격 연습을 하며 색다른 경험을 가져보자. 예약 문의는 중문랜드 064-738-7997(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소보리당로164번길 62) 로 가능하다.
소성렬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