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진국에도 기술 수출…英 원전·고속철도 협의

중국이 신흥국에 이어 선진국에서도 기술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영국에서 잇따라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기술 표준 장악에 나섰다.

닛케이신문은 중국이 자체 개발한 기술 규격을 세계화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이 기존 시장 선두 기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중국은 선진국에는 처음으로 영국에 원전 기술을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영국 국빈방문에 맞춰 발표됐다. 중국이 강력하게 지원하는 고속철도 역시 두 국가가 협력하기로 했다.

영국 수출을 결정지은 중국 원전 ‘화룡 1호’는 최대 출력 100만㎾로 내진·대테러 기능을 개선한 3세대 원전이다. 한 기당 건설비용은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로 평균 50억달러(약 5조7000억원) 이상되는 선진국 기업 보다 가격을 낮췄다.

새 원전은 프랑스 에너지 공사 EDF와 공동 건설하지만 중국은 원자로 용기와 증기 발생기 등 핵심 지식재산권을 모두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해외 시장으로도 해당 원전 수출이 가능해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은 영국 고속철도 사업에도 참여한다. 영국 중부 지방에 건설할 2호 고속철도 노선에 중국 기업과 협력한다. 중국 자체 차량 도입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과 영국이 이번에 체결한 비즈니스 계약 규모는 400억파운드(약 70조원)다.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는 “중국과 무역확대는 상호 이익을 추구하고 한층 강화된 관계를 가져올 것”이라며 “영국은 중국의 서쪽 파트너”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영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어 황금시대를 맞이했다”고 답했다.

중국은 신흥국과 선진국에서 동시에 기술 수출에 나서 세계 시장에서 자체 기술을 표준화 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6월에는 중국 고속철도 기업 두 곳을 합병해 세계 최대 기업을 탄생시켰다.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도 신흥국 수주 활동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중국은 신흥국 시장에서 원전과 고속철도 수출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 4월에는 파키스탄에 원전 다섯 기를 총 150억달러(약 17조원)에 수출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일본을 제치고 수도 자카르타와 반둥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사업을 수주했다. 총 55억달러(약 6조3000억원) 규모다.

중국 기술 수출 주요 실적

(자료: 외신취합)

中, 선진국에도 기술 수출…英 원전·고속철도 협의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