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에 푸시 투 토크(PTT) 단말 공급을 시작으로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팬택은 재난망 시범사업 1사업(평창)을 추진하는 KT 컨소시엄(KT, 위니텍, 아이티센, 한국전파기지국)에 하도급 업체로 PTT 단말을 공급한다.
재난망 1사업에는 스마트폰형 310대, 무전기형 338대 등 총 648대 단말기가 사용된다. 팬택은 이 중 스마트폰형 단말기 100여대를 공급할 것으로 파악됐다.
KT 컨소시엄 관계자는 “팬택이 지난달 말 시범사업 제안서 접수 마감이 임박한 시점에 KT에 단말 제공 의사를 전달해 협력하기로 했다”며 “팬택은 KT뿐 아니라 2사업을 하는 SK텔레콤에도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T는 재난망 사업 목적 중 하나가 국내 중소기업 육성인 만큼 팬택과 협력을 결정했다. KT 컨소시엄에 단말을 제공하는 업체는 팬택 외에 삼성전자(스마트폰형)와 에이엠텔레콤이다.
팬택은 과거 PTT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을 개발했다. 재난망 사업을 예의주시했지만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등으로 제대로 된 준비가 어려웠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에 인수가 확실시되자 참여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단말 공급 시점은 내년 4월로 예상된다. 팬택이 재난망 시범사업에서 탁월한 단말 성능을 보인다면 이후 추진될 본사업에서도 채택될 전망이다.
‘세계 최초 LTE 기반 전국 재난망’이라는 레퍼런스를 앞세워 글로벌 재난안전 사업 추진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제도 적지 않다. 당장 LTE 기반 멀티미디어 기능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개발해야 할 기능이 상당하다. 스마트폰형 재난망 단말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규격을 갖춰야 한다.
액정 4인치 이상, 출력 1와트 이상 내장 스피커, 하루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방수·방진 등급 IP55가 기본 요구사항이다.
기능 측면에서는 그룹통신과 영상그룹통신, 개별통화, 다자간 전이중 통화 등이 가능해야 한다. 규격서에는 없지만 동시 통화자 수가 최소 250명 이상 돼야 한다. 음성 지연 시간은 500밀리세컨드(0.5초) 미만을 충족해야 한다. 재난망은 총 37개 기능을 요구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안전처가 만든 규격서는 기본 규격을 담은 것으로 현장 사용자는 이보다 견고한 단말을 원한다”며 “IP55 규격 준수만으로는 소방·경찰 담당자가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팬택은 튼튼한 단말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은 기존 김포 공장이나 다른 단말 제조사에 외주 형태로 재난망 단말을 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재난망 사업 참여는 팬택이 재난안전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재난망 스마트폰형 단말기 주요 요구사항
자료:국민안전처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