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웨어러블 기기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스마트헬스 기술에 관심이 커졌다. 최근 정부 주도 아래 의료계 빅이슈로 떠오른 원격의료 또한 IT에 기반을 둔 의료서비스 중 하나다.
IT의료 행정서비스 기술발전 속도는 괄목할 만하다. 의약품 처방·조제 지원서비스(DUR:Drug Utilization Review)는 지난 2010년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실시한 서비스로 의·약사가 의약품 부작용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처방·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 9월 22일 국정감사에서 DUR에 기반을 둔 ‘전자처방전달시스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중복 처방 여부를 검토할 수 있어 의약품 투여 안전성을 높일 수 있고 종이 절약 효과도 연간 1070억원에 달한다.
의료 증명발급 시스템은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인터넷으로 발급받는 졸업·성적 증명서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각종 의료증명서 원본을 기관 방문 없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시스템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해당 의료기관 홈페이지를 이용하거나 국내 의료 증명발급 공식 포털 메드서티(www.medcerti.com)를 이용하면 된다. 최근 상급 종합병원,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중소병원까지 서비스가 확대돼 의료서비스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사업자가 시작한 의료 증명발급 시스템은 국내 의료 행정서비스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민원인이 의료증명서를 발급받는 목적은 대부분 ‘제출’이다. 기존 의료 행정서비스에서는 원본 증명서 발급을 위해 민원인이 직접 원거리 병원을 찾아야만 했다. 때에 따라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었지만 분실·도난 우려가 적지 않고 최근에는 개인정보보호를 사유로 이마저도 쉽게 이용할 수 없다.
증명서 발급을 위한 시간과 공간 제약을 해결해 사회적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기존 증명서에 없던 증명서 보안솔루션 적용으로 보험 청구와 관련돼 악용되는 의료 증명서 위·변조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게 됐다. 금융기관에만 해당될 줄 알았던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의료기관 중심으로 연이어 발생하면서 개인정보 보안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의료 증명발급 시스템을 통한 증명서 보안솔루션 적용도 반드시 필요해졌다.
증명서 발급업무로 병원 창구 업무 효율성이 개선된 점도 해당 시스템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발급업무 간소화로 발급 전담인력이나 발급 전용 창구를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고, 발급 업무로 발생하던 민원이 줄어 의료기관 위상이 향상됐다. 고급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운영하게 될 수 있게 되면서 병원 민원 대응서비스 질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정부 주도 보건의료 사업 활성화 사업이 관련 정책을 기반으로 더욱 다양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IT와 의료 행정 서비스 융·복합은 꾸준히 이뤄지겠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서비스의 지속 발전을 위해 기본 환경구축이 필요하다.
우선 대형병원 중심 서비스 도입 및 확산이다. 의료 증명발급 시스템은 민간 주도 사업이다 보니 서비스 개선효과가 커도 비용적 문제로 도입이 어려운 중소병원이 많다. 이럴수록 선진 시스템 도입 시 경제·사회적으로 유리한 선도기관의 리드가 중요하다.
전문업체의 과감한 도전이 이어져야 한다. 국내 의료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지만 국내 IT의료 행정서비스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앞서 소개한 전자처방시스템은 이미 미국, 캐나다, 영국 등 국가에서는 보편화된 시스템인데 아직 국내에서는 의무화 도입을 논의 중이다. 서비스 수준 발전을 위해서 전문업체의 과감한 도전이 필요할 때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 의료 관련 개인정보는 가장 민감한 정보 중 하나다. 새로운 기술 도입을 위해서는 고려해야 하는 정책·사회적 요소가 많다. 선진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각종 법령 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전정우 디지털존 대표이사(각자대표) subject@digitalz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