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정화 전문기업 에이치플러스에코(대표 신식우)가 정체된 정화시장을 넓히기 위해 바다로 눈을 돌렸다. 한동안 이어졌던 대형 토양정화 프로젝트가 시들해지자 지금까지 경험을 살려 바닷속 퇴적물 정화 분야까지 손을 뻗친 것이다.
에이치플러스에코는 27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수저오염퇴적물 정화 처리시스템(해저퇴적물 정화시스템)’ 관련 기술을 이전 받는다. 이 시스템은 현장에서 처리 장치를 갖춘 선박을 이용해 오염퇴적물을 분리·세척하는 통합 기술이다.
이전 기술에는 한국 특허 5건과 국제특허 1건이 포함됐다. 사업비를 절감할 뿐 아니라 퇴적물을 해변 조성이나 벽돌·블록 등 재활용제품 제작에 활용할 수 있다. 에이치플러스에코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바닷속 퇴적물 정화사업 수요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공준 에이치플러스에코 이사는 “10여년 공을 들여온 해양퇴적물 정화분야에서 시장이 열리기 전에 기술을 선점하게 됐다”며 “사업 확대와 함께 해양환경 보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해양복원이라는 공공이익까지 추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치플러스에코는 오염된 토양 정화·복원과 폐수처리분야 컨설팅과 엔지니어링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지난 2000년 설립 이래 우리나라 토양·지하수 정화사업에서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2001년 미생물을 이용한 토양오염 복원과 중금속 폐수처리 신기술을 도입한 데 이어, 바이오·화학 소재, 수처리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지난 2013년에는 150억원을 투자해 우리나라 최대 토양종합연구소이자 연간 처리능력만 19만3000톤에 달하는 복합 토양 정화시설인 ‘더 소일(The Soil)’을 경기도 이천에 세웠다. 오염 토양을 현장에서 처리하거나, 오염물을 이송해 처리하는 정화시설도 갖춰 이동식 처리도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공 이사는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학적, 화학처리 방법, 열탈착 기술, 세척하는 기술(물리적으로 진행) 등 단일 공법으론 불가능한 현장이 많아 모든 솔루션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이치플러스에코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환 미군기지 정화사업(LPP), 국토횡단송유관 정화사업(TKP) 등 대규모 토양정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지난해엔 이집트 카이로 외곽에 위치한 정유사 ERC 석유·화학 플랜트 오염토양 정화공사 사업을 수주하며 해외실적도 올렸다.
공 이사는 “중국도 최근 토양법 개정으로 정화수요가 생겨나고 있어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며 “직접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아닌 정화약품·장치 공급이나 컨설팅 방향으로 시장공략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체된 우리나라 환경산업이 발전하려면 환경법을 개정(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환경이 규제산업인 만큼 정부가 국민이 원하는 환경의 질 향상 요구에 맞도록 법과 기준을 강화하면 산업이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