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내외 경제연구기관이 부정적 요인에 더 주목하면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대로 굳어졌다.
26일 세계 경제연구소와 투자은행(IB) 경제전망치를 모아 발표하는 ‘컨센서스 이코노믹스’ 10월 집계에 따르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평균 2.9%로 집계됐다. 지난달 3.2%에서 한 달 만에 0.3%P 떨어졌다.
컨센서스 이코노믹스는 10월 집계에서 세계 주요국 성장률을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미국은 9월 2.7%에서 2.6%로 0.1%P 낮아졌다. 중국(6.6%→6.5%)과 서유럽(1.9%→1.8%)도 같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일본은 1.5%에서 1.3%로 0.2%P 내려갔다.
상대적으로 한국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컸다. 수출과 내수 전반에 걸쳐 하방 위험이 큰 탓으로 풀이됐다. 컨센서스 이코노믹스는 세계 700여 경제 전문가로부터 전망치를 받아 각국 성장률을 집계한다. 10월 집계에서 한국 경제 전망치를 제시한 기관은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시유닛(EIU), 골드만삭스, 노무라 등 18곳이었다.
IB 중심으로 전망치를 모으는 블룸버그 집계에서도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은 9월 3.0%에서 이달 2.9%로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평균보다 0.7%P 낮은 2.2%로 점쳤다.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이 2%대로 점쳐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한국경제연구원(2.6%), LG경제연구원(2.7%), 현대경제연구원(2.8%) 등 국내 연구기관 대부분 내년 성장률을 2%대 중후반으로 예상했다.
국내외 연구기관과 달리 정부는 아직 내년 3%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3.3%와 3.2%다. 국내외 연구기관 전망치와 많게는 0.7%P가량 차이 난다. 해외 주요 기관 중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한국 성장률을 3.2%로 전망했다.
문제는 3%대로 예상한 정부와 IMF도 우리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이달 들어 세 곳 모두 내년 전망치를 낮췄다. 기재부는 3.5%에서 3.3%로, 한은은 3.3%에서 3.2%로 수정했다. IMF 전망치는 3.5%에서 3.2%로 0.3%P 떨어졌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 전망 시 상방·하방 요인을 모두 고려하지만 한국 경제를 놓고는 하방 위험 비중이 더 높다”며 “유가하락, 수출 부진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최근 전망치 하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 위원은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려면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을 지속하고 일자리 확충, 신성장동력 확보, 중산층 복원 등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단위:%)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